
새의 울음소리에는 / 복효근
내 새벽잠을 가만 흔들어 깨우는 저 새의 울음소리는 새 울음만이 아니다 그 어떤 것의 비유로 말해야 옳다
비를 머금은 구름의 노래이거나 지하를 떠돌다 돌 틈을 빠져나와 계곡을 뛰어내리는 물줄기의 소리이거나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의 자장노래 소리이거나
그렇다 저 소리를
새의 울음소리 하나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눈 감은 채 들어보면 그 옛날 그 여자가 부르던 노래 하마 은하의 강물 곁에 살림을 차리고
쌀 씻으며 부르는 노래새 울음소리에는 지나온 천 개의 하늘이 있고 살아보지 않은 천 개의 강물 소리가 있다 그리운 노래가 있다 꿈꾸는 별들의 뒤척임 소리가 있다
새는 인드라의 그물코에 앉아 그 가운데 몇 개의 소리를 가져와 내 귓가에 내려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