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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위를 - Sergei Esenin

시뜨락 시정(詩庭) 2025. 12. 14. 20:07

첫눈 위를 - Sergei Esenin

첫눈 위를 서성이면
마음은 타오르는 불길의 은방울꽃
길이 뚫린 하늘에는
바람이 푸른 촛불을 켜 들었다

무언지 알 수 없다 저것이 빛인지 어둠인지
밀림에 노래하는 바람인지
또는 수탉의 홰 치는 소리인지
아니면 들에 겨울은 멀어도
백조가 어느 초원에 내렸는지

오오, 하얀 수면의 아름다움
엷은 추위가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드러낸 잣나무 가슴에
나는 무심코 몸을 밀어붙이고 싶었다

오오, 밀림의 희미한 둘레
눈을 둘러쓴 밭의 활기
버드나무 옆구리를
나는 무심코 껴안아 보고 싶었다
-[에세닌:(1895-1925) 러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