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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애상-도지현

시뜨락 시정(詩庭) 2025. 11. 17. 21:22

가랑잎 애상

추위에 바르르 떨고 있는
가랑잎 하나가 참으로 가년스럽다

멀지도 않았을 시절엔
그래도
서로의 온기로 의지했을 모습이
참 든든했을 텐데

떨어져 나와
하얗게 미소 지은 얼굴이
가슴을 싸하게 한다

먼 옛날
표피를 가르며 하얀 얼굴을 내밀고
태양이란 청년을 만나
가슴 두근거리며
사랑을 꽃피웠을 시절

그때는 몰랐었지
가슴이 그렇게 달콤하고도
시리었던 사실을

그런데 어느새 등과 배가 찰싹 붙고
앙상한 뼈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은
세월의 흔적일까?
아! 참으로 무상한 세월이다.

詩 - 藝香 도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