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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竹花-李奎報

시뜨락 시정(詩庭) 2025. 12. 11. 20:33

<石竹花》
節省此君高 花開兒女艷
절초차군고 화개아녀염
飄零不耐秋為竹能無濫
표령불내추 위죽능무람

<패랭이꽃>
절개는 대나무인 양 드높고
꽃 피면 어여쁜 아녀자인 듯.
흩날려 가을은 못 견딘대도
대나무 되기엔 모자람 없네

석죽화石竹花: 패랭이꽃.
초肯: 닮다. 비슷하다.
차군此君: 대나무의 이칭.
염艷: 곱다. 아리땁다.
표령飄零: 바람에 나부껴 땅에 떨어짐.
불내不耐: 못 견디다.
무람無濫: 외람됨이 없다. 부족하지 않다.

*패랭이꽃
-이규보 李奎報, 1168-1241

산길에 패랭이꽃이 피었다. 패랭이꽃의 이름은 석죽화다.
1구 의 차군(此君)은 대나무의 별칭. 왕휘지(王徽之)가 집 둘레에 대나무를 심어놓고 "어찌 하룬들 차군(此君)이 없을 수 있으랴!" 했대서 나왔다. 왜 이 가녀린 꽃에 석죽(石竹)이란 굳센 이름을 붙였을까?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대서 석죽이라 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시골 산길에 저 혼자 핀다. 짙은 향기, 질 은 빛깔로 유혹하지 않는다. 여린 듯 곱게, 있는 듯 없는 듯 가만히 흔들린다. 가을의 차가움은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맑고 담담한 자태를 보니, 꽃말 속에 대나무란 글자가 들어 간 까닭을 짐작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