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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옆에서-서정주

시뜨락 시정(詩庭) 2025. 11. 12. 02:33

국화 옆에서-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리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