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호(有狐)-시경위풍(衛風)
有狐綏綏 在彼淇梁 유호수수 재피기량
心之憂矣 之子無裳 심지우의 지자무상
有狐綏綏 在彼淇厲 유호수수 재피기여
心之憂矣 之子無帶 심지우의 지자무대
有狐綏綏 在彼淇側 유호수수 재피기측
心之憂矣 之子無服 심지우의 지자무복
-풀이
느릿느릿 걷는 여우 저 기하 돌 다리에 있네
마음의 걱정은 그대 바지가 없어서지
느릿느릿 걷는 여우 저 기하 여울에 있네
마음의 걱정은 그대 띠가 없어서지
느릿느릿 걷는 여우 저 기하 물가에 있네
마음의 걱정은 그대 옷이 없어서지
-주석
綏綏(수수) : 느릿느릿하게 걷는 모양
淇(기) : 淇河, 하남 임주(林州)시에서 발원하여 학벽(鶴壁)시와 기현(淇縣)을 끼고 흘러 위하(衛河)와 만난다
梁(량) : 어량, 돌을 쌓아 물길을 줄여 그물등을 놓아 물고기를 잡는 무더기
矣(의) : 완료를 나타내고 감탄을 나타냄
之子(지자) : 그 사람
裳(상) : 하의. 상의는 衣라 함
厲(려,여) : 물가, 여울, 일설은 모래톱
帶(대) : 띠
服(복) : 의복, 일상의 옷이 아닌 예복
-해설
여우가 돌다리에서도 여울에서도 강가에서도 느릿느릿 여유롭게 움직이며 안전하게 있는 모습과
부역을 나간 남편을 대비하여 쓴 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송대 주희는 돌다리에서는 바지가 젖을라 여울에서는 띠없어 바지가 풀릴라 물을 건널 때는 옷이 젖을라 걱정하는 것이라 했다<詩集傳>
청대 방옥윤(方玉潤)은 부인이 옷 없이 오래 부역을 나간 남편을 걱정하는 것이라 한다<詩經原始>
-다른 풀이
여우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의 돌다리에 있는데 불쌍해라 그대는 입을 바지 하나 없네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의 물가에 있는데 불쌍해라 그대는 매고 있을 허리띠도 없네
여우는 느긋하게 저 기수의 곁에 있는데 불쌍해라 그대는 입을 옷 한 벌 없네
주희는 이 시를 나라가 어지러워져 과부가 홀아비에게 시집가려고 자기의 심정을 짝 찾는 여우에다 의탁하여 부른 노래라고 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굴만리의 설을 따라 부역나가 고생하는 남편을 아내가 걱정하는 내용으로 번역하였다.
여우의 느긋한 처지와 화자의 조급함이 잘 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