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비 - 나 동수
낮 햇살 아직 뜨거워
그늘을 찾았는데
나무라듯 비가 내려
가을을 재촉합니다.
늦게 맺은 열매는
아직 알이 작은데
가을비는 더 이상
젖줄이 되지 못하고
밤새 어둠 속에서 그대
소슬 소슬 울어도
창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가을비가 차갑기 때문입니다.
밤새 어둠 속에서 그대
눈물로 창을 두드려도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함께 스며들 그리움 때문입니다.
뼛속 깊이 스며드는 가을비는
사람을 상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뼛속 깊이 스며드는 그리움은
영혼을 상하게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