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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는 거리-윤동주

시뜨락 시정(詩庭) 2025. 9. 15. 07:49

<간판 없는 거리-윤동주>

정거장 플랫폼에
나렸을 때 아무도 없어,

다들 손님들뿐,
손님 같은 사람들뿐,

집집마다 간판이 없어
집 찾을 근심이 없어

빨갛게
파랗게
불 붙는 문자(文字)도 없이

모퉁이마다
자애로운 헌 와사등(瓦斯燈)에
불을 혀놓고,

손목을 잡으면
다들, 어진사람들
다들, 어진사람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로 돌아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