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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敾의 京郊名勝帖

시뜨락 시정(詩庭) 2025. 3. 24. 04:28

경교명승첩 (京郊名勝帖)

정선(鄭敾, 1676-1759)은 65세 때인 1740년 말부터 1745년 초까지 양천현령으로 근무하였다. 현령 근무 초기 친구 이병연(李秉淵, 1671-1751)과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즉 이병연은 시를 짓고 정선은 그림을 그려 서로 바꾸어 보기로 약속하였다. 이에 따라 1740년 세밑부터 1741년 동짓달까지 만 1년간 이병연의 서찰과 정선의 그림들을 중심으로 하고, 여기에 그 후에 추가로 그려 보완한 작품들을 합장한 것이 『경교명승첩』이다.

현재 2권 중 상권 20폭에는 그림이 19폭, 하권 22폭에는 그림이 14폭이 실려 있다. 상권에 실린 그림은 독서여가, 녹운탄(綠雲灘), 독백탄(獨栢灘), 우천(牛川), 미호(渼湖, 2점), 광진(廣津), 송파진(松坡津), 압구정(狎鷗亭), 목멱조돈(木覓朝暾), 안현석봉(鞍峴夕烽), 공암층탑(孔巖層塔), 금성평사(錦城平沙), 양화환도(楊花喚渡), 행호관어(杏湖觀漁), 종해청조(宗海廳潮), 소악후월(小岳候月), 설평기려(雪坪騎驢), 빙천부신(氷遷負薪) 등이다.

하권에 실린 그림은 인곡유거, 양천현아(陽川縣衙),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홍관미주(虹貫米舟), 행주일도(涬幸洲一棹), 창명낭박(滄溟浪泊), 은암동록(隱岩東麓), 장안연우(長安烟雨), 개화사(開花寺), 사문탈사(寺門脫簑), 척재제시(惕齋題詩), 어초문답(漁樵問答), 고산상매(孤山嘗梅), 장안연월(長安烟月) 등이다. 작품들 외에 이병연의 서찰들, 정만수의 서간과 심환지의 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일부 그림의 옆에는 정선이 쓴 이병연의 시구가 적혀 있다.
비단 바탕에 수묵담채로 그렸으며, 화첩 형태이다. 크기는 세로 27.4㎝, 가로 27.4㎝이다.

『경교명승첩』에 수록된 그림들은 한강변 명승지를 그린 대표적 진경산수화로서 의의가 깊다. 지금은 도시 개발 등으로 파괴된 한강의 원래의 모습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인 것이다. 또한 회화적으로도 정선의 원숙한 진경산수화풍의 다른 일면을 잘 보여준다. 정선의 금강산 그림에서 주로 보이는 수묵의 강렬한 필묵 대신 청록, 혹은 연한 담채 등을 잘 구사하여 한강변 실경의 서정적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으며, 동시에 이병연의 시와 함께 한국적 시화 일치의 경지를 잘 보여주는 명작이다. 2017년 12월 26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국가유산 설명
정선 필 <경교명승첩>은 서울 근교와 한강변의 명승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와 인물화로 구성된 정선의 그림이다. 1741년부터 그리기 시작해 정선이 사망한 1759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교명승첩>은 화풍적인 면에서 정선 그림의 특징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 특히 한강변의 명승을 그린 진경산수도에는 밝고 산뜻한 녹색과 연두색으로 칠하여 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러한 청록 담채법(淡彩法)은 정선 화풍의 지평이 확대된 면모를 보여준다.

이와 같이 정선 필 <경교명승첩>은 예술적, 학술적인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제작연대와 장첩의 경위를 알 수 있는 기록이 같이 장첩되어 있어 완전성 면에서도 손색이 없다. 지금은 훼손된 한강변의 경관을 사실적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면에서도 역사적인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