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헤르만 헤세
수풀 속에선 바람 소리, 새 소리,
높디높은, 마법처럼 파란 하늘에는
고요하고 의연한 구름배 한 척이…….
난 금발의 여인을 꿈꾼다.
내 유년 시절을 꿈꾼다.
푸르고 드넓고 드높은 하늘은
내 동경의 요람.
한없이 포근한 요람에서
난 고요히 생각에 잠긴 채
나직이 콧노래 흥얼거리며 누워있다.
엄마 품에 안긴 아이처럼.
<헤르만 헤세 시집> 中

*헤르만 카를 헤세, Hermann Karl Hesse(1877~1962) 독일계 스위스인이며, 시인, 소설가, 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