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수불견림(見樹不見林):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눈앞의 나무는 보지만 그 숲의 전체적인 모습은 어떤가를 알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주제(主題)를 따라 읽어가다가 책의 내용이 복잡해지면, 정작 주제는 놓쳐버리고, 지엽적(枝葉的)인 것만 따라가는 수가 있다. 산에 가서 숲 전체를 보아야만 길을 잃지 않듯이, 책을 읽을 때도 주제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努力)해야만 한다.
공자 같은 성인(聖人)의 언행(言行)을 기록한 큰 가르침이 담긴 책이라 할지라도 거기서 아무런 감명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나
좋아서 완전히 도취(陶醉)되는 사람도 있다. 책은 같지만 읽은 뒤의 감응(感應)은 다 다르다. 읽는 사람의 정신자세(精神姿勢), 지식(知識)과 경험(經驗), 목적(目的) 등에 따라서 그 책을 대하는 태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두꺼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얻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 것은 시간 낭비(浪費)에 불과하다.
금강산(金剛山) 같은 명산(名山)을 유람하고서도, 친구들이 가자고 권하기에 따라가서 그냥 따라 다니다가 돌아와서 머리에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도 있고, 금강산 속의 계곡 하나 봉우리 하나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도 있고, 금강산을 아주 좋아하게 된 사람도 있고, 금강산에 완전히 매료(魅了)된 사람도 있다. 금강산을 잘 구경하려고 하면, 미리 금강산에 대해서 사전 지식을 갖추어야 하고, 또 잘 구경하겠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시간을 들여 책을 읽는다면, 책을 쓴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놓치지 않고, 전체적인 핵심(核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강의(講義)를 들을 때도 강의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해(理解)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지, 강의 중에 교수가 한 농담(弄談) 한 두 가지만 기억할 뿐, 강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모른다면, 역시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경남신문에 실린 허권수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글에서)
*관목불견림(觀木不見林)도 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전체적인 상황을 보지 못하고 부분에만 집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목구어(緣木求魚)는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잘못된 방법으로 목적을 이루려고 한다는 의미입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만 집착하는 상황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