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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山九曲歌-李珥

시뜨락 시정(詩庭) 2025. 3. 14. 20:56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이이(李珥)
高山九曲歌. 조선 후기의 유학자인 율곡 이이가 1578년(선조 11)에 지은 10수의 연시조로 석담구곡가(石潭九曲歌)라고도 부른다.
총 10수의 연시조로 율곡 이이가 43세 때 해주 석담(石潭)의 은병정사(隱屛精舍)에 은거하면서 지은 것이다. 퇴계 이황의 도산십이곡과 함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연시조 중 하나이다.
***

<서곡(序曲)>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을
살람이 몰으든이
주모복거(誅茅卜居)하니
벗님네 다 오신다.  
어즙어, 武夷(무이)를 想像(상상)하고
學朱子(학주자)를 하리라.

고산구곡의 계곡 못 을
사람들이 모르더니
풀 베내고 터닦아 집짓고 살게 되니
벗들이 찾아오는구나
아! 주자의 武夷(무이)를 생각하며
주자학을 배우리라.

<一曲>
一曲(일곡)은 어드메고
관암(冠巖)에 해 빗쵠다.  
平蕪(평무)에 뉘 거든이
遠近(원근)이 글림이로다.
松間(송간)에 綠樽(녹준)을 녹코
벗 온 양 보노라.  

일곡은 어디인가?
관암에 해 비친다.
잡초 우거진 들판에 안개 걷히니
원근 경치가 그림 이구나.
소나무 사이에 술통을 놓고
벗이 온양 바라보노라.

<二曲>
二曲(이곡)은 어드메고
花巖(화암)에 春滿(춘만)커다.
碧波(벽파)에 곳츨 띄워
野外(야외)에 보내노라.
勝地(승지)를 몰온이
알게 한들 엇더리.  

이곡은 어디인가?
화암에 봄이 가득하도다.
푸른 물결에 꽃을 띄워
들 밖으로 보내노라.
이 경치 좋은 곳을 알지못하는 이들
알게 한들 어떠리.

<三曲>
三曲(삼곡)은 어드메고
翠屛(취병)에 닙 퍼졌다.
綠樹(녹수)에 山鳥(산조)는
下上其音(하상기음)하는 적의
盤松(반송)이 受淸風(수청풍)한이
녀름 경(景)이 업셰라.

삼곡은 어디인가?
취병 절벽에 잎이 우거졌다.
푸른 나무 위의 산새는
여러 가지 소리로 지저귀는데,
작은 소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니
여름 같지 않게 시원하구나.

<四曲>
四曲(사곡)은 아드메고
松崖(송애)에 해 넘거다.
潭心巖影(담심암영)은
온갖 빗치 잠겻셰라
임천(林泉)이 깁도록 죠흐니
흥(興)을 계워 하노라

사곡은 어디인가?
소나무 절벽 위로 해가 넘어간다.
연못 속에 비친 바위 그림자는
온갖 빛이 잠겨 있구나.
수풀 속의 샘은 깊을수록 좋으니
흥에 겨워 하노라.

<五曲>
五曲(오곡)은 어드메고
隱屛(은병)이 보기 죠희
水邊精舍(수변정사)는
瀟灑(소쇄)함도 가이업다.
이 中(중)에 講學(강학)도 할연이와
詠月吟風(영월음풍)하올이라.

오곡은 어디인가?
아늑한 병풍절벽이 보기 좋구나.
물가에 세워진 정사는
맑고 깨끗하기 한이 없다.
이 가운데서 학문 연구도 하려니와
자연을 시로 짓고 읊으면서 풍류를 즐기리라.

<六曲>
六曲(육곡)은 어드메고
釣峽(조협)에 물이 넙다.
나와 고기야 뉘야 더욱 즑이는고.
黃昏(황혼)에 낛대를 메고
帶月歸(대월귀)를 하노라.

육곡은 어디인가?
낚시질하기 좋은 골짜기에 물이 넓구나.
나와 물고기는
어느 쪽이 더 즐거운가?
이렇게 즐기다가 날이 저물면
달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노라.

<七曲>
七曲(칠곡)은 어드메고
楓巖(풍암)에 秋色(추색)이 죳타
淸霜(청상)이 엷게 치니
絶壁(절벽)이 금수(錦繡) 로다.
寒巖(한암)에 혼자 안자셔
집을 닛고 잇노라.

칠곡은 어디인가?
단풍으로 싸인 바위에 가을빛이 좋다.
맑은 서리가 엷게 내리니
절벽이 비단같이 아름답구나.
차가운 바위에 혼자 앉아서
집을 잊고 있노라.

<八曲>
八曲(팔곡)은 어드메고
琴灘(금탄)에 달이 밝다.
玉軫金徽(옥진금휘)로
數三曲(수삼곡)을 노는 말이,
古調(고조)를 알이 업스니
혼자 즑여 하노라.

팔곡은 어디인가?
琴을 연주하는 시냇가에 달이 밝구나.
아주 좋은 거문고로
몇 곡을 연주하며 노는데
옛 곡조를 알 사람이 없으니
혼자 즐기고 있노라.

<九曲>
九曲(구곡)은 어드메고
文山(문산)에 歲慕(세모)커다
奇巖怪石(기암 괴석)이
눈 속에 뭇쳣셰라.
遊人(유인)은 오지 아니하고
볼 것 업다 하더라.

구곡은 어디인가?
문산에 한 해가 저물었도다.
기암 괴석이
눈 속에 묻혔구나
사람들은 와 보지도 않고
볼 것이 없다고 하더라.

*이이(李珥)가 은거하던 황해도 해주의 석담천은 아홉 굽이로 돌아 흘러내리는데, 사계절 경관이 훌륭하고 돌연못이 많다하여 석담구곡이라 불렸다.
이이가 그 풍경을 노래한 연시조  “고산구곡가 高山九曲歌” 10首는
서곡 1수를 비롯,   제1곡 ‘관암 冠巖’,
제2곡 ‘화암 花巖’, 제3곡 ‘취병 翠屛’,
제4곡 ‘송애 松崖’, 제5곡 ‘은병 隱屛’,
제6곡 ‘조협 釣峽’, 제7곡 ‘풍암 楓巖’,
제8곡 ‘금탄 琴灘’, 제9곡 ‘문산 文山’
등으로 나누어 각 골짜기의 경치와 흥을 읊었다.
주자의 “무이구곡 武夷九曲”을 본떠서 지었다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시상과 미의식이 독창적이다.
특히 조선 시대의 주자학자들이 “무이구곡”의 운자를 따서 한시로 받아들인 반면, 이이는 시조의 형식으로 받아들인 점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율곡전서”, “악학습령 樂學拾零” 외 많은 문헌에 수록되어 있으며 이후 고산구곡이라는 소재의 한시가 많이 창작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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