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과 홍련 이야기김삿갓이 금강산으로 향하던 도중 양양에 이르러 날이 저물자 한 산골마을 에 들러 하룻밤 신세를 지고자 서당을 찾았는데 훈장은 보이지 않고 17,8세 가량의 머리가 삼단같이 길은 아리따운 처녀가 나온다.“나는 지나가는 나그넨데, 훈장 어른은 어디 가셨느냐?”처녀는 수줍은 듯 입을 가리며 대답한다.아버님 어머님은 일갓집 대사에 가시고 집에는 안 계세요.“그러면 너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단 말이냐?”처녀는 고개를 수그리며 얼굴을 붉힌다.“날이 저물어 내가 갈 데가 없구나, 서당방에서 하룻밤 자고 갈 수 없겠는냐?”김삿갓은 염치 불고하고 물었다.처녀는 저녁상까지 차려 김삿갓에게 드렸다.김삿갓은 피곤 했지만 서당을 나와 뒷산으로 올라와 보니 완월정이란 누각이 하나 있고 그 위에 처녀가 홀로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