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香山二絶-白居易

白雲 2024. 6. 29. 16:51

香山二絶-白居易
향산사에서 지은 절구 2수

其一
空門寂靜老夫閑(공문적정노부한) :
조용한 절에서 한가로운 늙은이가
伴鳥隨雲往復還(반조수운왕부환) :
새와 함께 구름 따라 왔다 갔다 하네.
家醞滿甁書滿架(가온만병서만가) :
집에서 빚은 술도 많고 서가를 채운 책도 많아
半移生計入香山(반이생계입향산) :
살림살이 절반 챙겨 향산으로 들어왔네.

其二
愛風岩上攀松蓋(애풍암상반송개) :
애풍암 늘어진 소나무 그 위에도 올라보고
戀月潭邊坐石棱(연월담변좌석릉) :
연월담가 바위 위에 앉아있기도 하면서
且共雲泉結緣境(차공운천결연경) :
흰 구름 맑은 물과 벗 되는 인연 맺었으니
他生當做此山僧(타생당주차산승) :
내생에도 이 산에서 부처님 제자로 살아가리.

* 空門(공문) : 사찰(寺刹)을 가리킨다. 화찰華察은 「游善卷碧仙岩」이란 시에서 ‘落日下空門, 齋鐘出林莽(떨어지는 해는 절집으로 들어가고 / 때를 알리는 종소리는 숲 속에서 나오네)’이라고 했다.
* 家醞(가온) : 집에서 빚은 술을 가리킨다.
* 香山(향산) : 허난(河南) 낙양(洛陽)에 있는 산 이름으로, 백거이가 이곳에 축대를 쌓고 집을 지어 살면서 스스로 향산거사(香山居士)라고 하였다. 향산사(香山寺)를 가리키기도 한다.
* 松蓋(송개) : 소나무 가지와 잎이 무성해져서 마치 우산을 펼쳐놓은 것 같은 모습을 가리킨다.
* 石棱(석릉) : 산에 있는 뾰족뾰족한 돌이나 바위를 가리킨다.
* 雲泉(운천) : 흰 구름과 맑은 물, 즉 빼어난 풍경을 가리킨다. 폭포를 가리키기도 한다.
* 結緣(결연) : 친구가 될 기회나 인연을 가리킨다. 불법(佛法)을 만나는 인연을 가리킨다.
* 當做(당주) : ~라고 여기다.

*백거이(白居易)와 향산사(山) 구로당(九老 堂)
향산사(山寺)내부에 있는 구로당(九老堂)에 는 노년의 은거생활을 함께했던 향산구로의 화 상이 걸려 있다.
74살이 되던 해에 백거이와 호고·길교·정거·유 진·노정·장혼과 함께 '상치칠노인회尙齒老 人會)'를 결성했고.
이어서 백세의 이원상과 95세의 여만 스 님이 가입해 향산구로(香山九老)가 된다.
백거이(白居易)는 시를 짓고 나면 이웃집 노파 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고쳤다고 한다.
시를 풍자와 교화의 도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다.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백성의 뜻을 전달하 는 통속적이고 대중적인 시, 이런 시를 통해 사 회·정치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했던 것이다.
백거이의 이런 문제의식은 개인적 차원에 그치 지 않고 원진·장적(張籍)·왕건(王建) 등과 함께 하는 '신악부(樂府)운동'이라는 일종의 문학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현실을 꼬집고 시대의 폐단을 질책하는 내용의 시 창작이 권세가에게 눈엣가시였음은 물론이 다.
백거이의 시를 보고서 권세와 돈이 있는 자는 안 색이 변했고,
집정자는 주먹을 불끈 쥐며 격분했고, 병권을 쥔 자는 이를 갈았다.
결국 원화(和) 10년(815), 백거이는 모함을
받아 강주(江州)로 좌천된다.
암울한 정치 현실 속에서 신악부운동 역시 좌절 되고 만다.
"곤궁해지면 홀로 자신을 잘 지키고, 영달하면 천하를 더불어 구제한다"
(<맹자>)는 독선기신(獨善其身)과 겸제천하(
天下),
이는 중국 지식인의 삶의 방식이었다.
겸제천하를 꿈꾸었던 백거이는 그것이 불가능
한 현실 속에서 결국 독선기신하며 살아갔다.
뤄양은 바로 백거이가 독선기신하던 삶의 장소 다.
58세가 되던 해(829)에 뤄양에 정착한 백거이 는 '취음(醉吟)선생'이라는 호를 쓰면서 시와 술 과 거문고를 벗 삼아 지냈다.
2년 뒤 그의 가장 친한 벗 원진이 세상을 뜬다.
백거이는 원진의 묘지명을 써주고 받은 돈으로 향산사를 보수하고,
향산거사(香山居士)라는 호를 쓰면서 불교를
독실하게 믿으며 지냈다.
일흔다섯에 세상을 뜬 그는 뤄양 향산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