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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외수

시뜨락 시정(詩庭) 2025. 11. 3. 20:48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11월
이외수 (李外秀,1946-2022, 대한민국 작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