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客至/杜甫

白雲 2023. 12. 7. 07:43

客至(객지)-杜甫(두보)

舍南舍北皆春水(사남사북개춘수)
但見群鷗日日來(단견군구일일래)
花徑不曾緣客掃(화경부증연객소)
蓬門今始爲君開(봉문금시위군개)
盤飧市遠無兼味(반손시원무겸미)
樽酒家貧只舊醅(준주가빈지구배)
肯與鄰翁相對飮(긍여린옹상대음)
隔籬呼取盡餘杯(격리호취진여배)

집 남쪽과 집 북쪽은 온통 봄물인데
다만 날마다 떼지어 오는 갈매기들 뿐 이라
꽃길은 손님 맞으려 쓸어본 적 없는데
사립문 이제 비로소 그대를 위해 열었다오
밥상 음식은 시장이 멀어 반찬이 변변찮고
한 동이 술은 가난한 집이라 묵은 탁주뿐
이웃집 늙은이와 술 마실 생각 있으면
울 너머로 불러 남은 잔 다 비우세

[通釋]
집 남쪽이며 집 북쪽에 모두 봄물이 넘실거리는데 다만 떼 지어 물새들이 날마다 오는 것만 보일 뿐, 도회의 번잡함이 없는 곳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지요.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꽃길을 비질해 쓸어본 적이 없을 만큼 조용히 지내고 있었는데, 보잘것없는 초당(草堂)의 문을 지금 비로소 당신을 위해 열었습니다. 밥상에 뜨거운 밥을 올리긴 했지만 시장이 멀어 반찬을 사오지 못해 먹을 만한 반찬이 두 가지도 안 됩니다. 술동이의 술은 집이 가난해서 새로 빚지 못해 예전에 담근 탁주(濁酒)뿐이구요. 하지만 내 집 이웃의 여러 노인들과 함께 마주하고 술 마시겠다면 울타리 너머로 불러서 남은 술까지 다 마십시다.

[解題]
이 시는 당나라 숙종(肅宗) 상원(上元) 2년(761) 봄 두보(杜甫)의 나이 50세, 성도(成都)에 머물고 있을 때 쓴 작품이다. 시인의 생활을 기록한 작품으로 한가한 정취가 드러나고 진솔한 정감이 담긴 시로 잘 알려져 있다. 두보(杜甫)의 다른 시 〈賓至(빈지)〉가 공경의 뜻을 나타낸 것이라면, 그에 비해 이 시는 친밀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