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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문인3 -雲松停琴圖 高士觀瀑圖 松陰納涼圖 山水人物圖

시뜨락 시정(詩庭) 2025. 7. 4. 10:40

운송정금도 雲松停琴圖

운송정금도 雲松停琴圖 정선 조선, 18세기 종이에 수묵 125.8×57.0 cm 간송미술문화재단

이 작품에 겸재 정선이 쓴 시는 김창흡의 신심의 그림병풍에 제하다(題申翼仲鐔畵屛)이다. 신심(申鐔 1662-1715)은 대사간을 지낸 사대부로 병풍을 꾸밀 정도로 그림을 잘 그렸던 것 같다. 김창흡은 이 시에 "구름 싸인 두 그루 소나무, 사이에 물 마시는 사슴 있네. 바람은 멀리서 불어오고, 여운(餘韻)은 벼랑 끝에 감돈다. 거문고 내려놓고 머리를 드니, 산마루에 구름만 가득하다.(雲松兩株,間有飲鹿,風來自遠,韻動崖谷、停琴矯首,能雲來矚,)"라고 했으며, 이 시를 화제(畵) 삼아 정선이 이 그림을 그렸다. 이 그림에는 거문고를 잠시 내려놓은 선비가 개울 건너 물 마시는 사슴을 바라보고 있는 마치 동화 속 이야기 같은 모습을 표현했다. 정선은 사대부 화가로서 시문(詩文)을 화제로 그림으로 바꾸어 내는 시의화(詩意畵)를 다수 그렸다. <운송정금도>도 대표적인 시의화라고 할 수 있으며, 중국 시인의 작품이 아닌 스승의 시를 그림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더 의의가 있는 작품이다. 화풍이나 제화시, 그림의 도장 등으로 볼 때 70세 전후한 시기의 작품인 듯하다.

고사관폭도 高士觀瀑圖

고사관폭도 高士觀瀑圖 정선 조선, 18세기 종이에 수묵 107.8 × 59.5 cm 간송미술문화재단

이 그림은 거문고 하나, 책 한 질 들고 폭포를 찾아 납량(納涼)의 지락(至樂)을 즐기는 고사를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삼부연(三釜淵)이나 내연산(內延山) 폭포 아래인 듯 착각할 정도로 진경화법(美景畵法)으로 이념산수(理念山水)를 표현한 그림이다. 바위는 피마준법을 구사해 대담하게 표현하고, 둥글고 뾰족한 두 개의 산봉우리를 그렸다. 두 봉우리 사이로 한 줄기 큰 시냇물을 흘려보내어 폭포를 이루어 놓은 다음, 그 아래에 짙은 수림(樹林)을 양쪽으로 배치함으로써 박진(迫真)한 산세와 울창한 기운을 동시에 살려내고 있다. 토파(土坡) 역시 피마준을 난타(亂打)하듯이 중복해 둥글게 휘어내리고, 부드러운 물결과 바위 사이로 피어나는 낭화(浪華)도 정선 특유의 화법이다. 임리 (淋漓)한 묵법(墨法)과 강렬한 필묘(筆描)가 혼연일치되어 화면에 괴량감(塊量感)과 박진감(迫真感)이 넘쳐흐르는 작품이다.
*임리 淋漓:(흠뻑 젖어) 뚝뚝 떨어지다. 줄줄 흐르다. 흥건하다.

송음납량도 松陰納涼圖

송음납량도 松陰納涼圖 정선 조선, 1739년 종이에 수묵담채 128.0×57.0 cm 개인소장

소나무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고 바람을 쐬는 인물을 묘사하였다. 더위에 지친 한 인물이 두 그루의 늙은 소나무 아래에서 옷을 풀어헤치고 거듭 부채질을 하고 있다. 소나무 뒤에는 시냇물이 3단에 걸쳐 떨어져 흐르고 있어 보는 이에게 시원함을 전달해 준다. 정선은 이 그림에서 먹의 강한 흑백 대조와 나무 장작을 도끼로 팬 것과 같은 필법인 부벽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화면 상단 제발을 통해 1739년 초가을에 김상리(金相履,1671-1748)에게 이 그림을 그려 주었음을 알 수 있다. 김상리 는 이병연과 함께 정선과 빈번히 교류한 인물로, 이 작품은 그 관계를 직접적으로 보여 주는 유일한 작품이어서 주목된다.

산수인물도 山水人物圖

산수인물도 山水人物圖 정선 조선, 18세기 비단에 수묵 35.1×46.2 cm 삼성문화재단

산수 배경 아래 배를 타려는 은자(隱者)를 그린 작품이다. 상단에 제발과 낙관이 있는데, 제발은 당나라 시인 유장경(劉長卿)의 시이며, 마지막에 “72세 늙은이가 쓰다(七十二歲翁書)"라는 내용이 있어 정선이 72세 (1745년)에 그린 시의도(詩意圖)로 짐작된다. 화면 가운데 큰 주산(主山)이 있다. 화면의 오른쪽 아래에 묘사된 전경에는 언덕 위에 큰 나무와 인물이 배치되어 있다. 주산은 정선 특유의 미점(米點)으로 표현되었으며, 나머지 배경은 간략하게 표현되어 주제가 강조되어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되는 것은 정선이 다양한 방법으로 나무를 그렸다는 점이다. 이파리까지 세밀하게 표현한 소나무를 비롯하여 먹을 진하게 쓴 나무, 점을 옆으로 길게 찍어 잎을 표현한 나무 등 다양한 수지법(樹枝法)이 나타나 있다. 정선 만년의 원숙한 필법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주목된다.

*제발문:
誰識往來意 孤雲長自閒
風寒未渡水 日暮更看山
木落衆峰出 龍宮蒼翠間
뉘라서 오가는 뜻을 알까
외로운 구름은 늘 한가로운걸
추운 바람에 물을 건너지 못하고
저무는 해에 다시 산을 바라보네
나뭇잎 떨어져 산봉우리들 드러나니
용궁이 푸른 숲 사이로 보이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