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 恨의 時調 3수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더냐
있으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구타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1-
내 언제 無信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대
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하리오.
-2-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른님 오신 날 밤이어드란 굽이굽이 펴리라.
-3-
이 세 편은 情恨의 시조다. 상대방은 누구였을까.
이에 따르는 이야기도 전하지 않는다.
기생이었으니 각기 다른 대상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보면 이는 황진이의 풍류를 모르는 이야기다.
이는 한 사람에 대한 애틋한 情恨을 노래한 連作으로 보아야 한다.
1.에서는 이별에 아무런 안달 없이 보내놓고 나서야 그리워지는 사랑을,
2 .에서는 시간이 흐르고 철이 바뀌어도 잊을 수 없는 그 사랑을,
3에서는 그 사랑과 다시 만날 밤의 정경을 상상으로 담아낸 일련의
작품으로 볼 수밖에 없어 윗 삼 수도 역시 對象人이 스스로 도인,
묵객 蘇陽谷(蘇世讓)으로 추측할 수 있다.
明月이 된 황진이...
주지하다시피 황진이는 송도출신(開城) 명기로 그녀의 妓名은 明月이라고 누구나 알고있다.
중종 때 황 아무개 進士의 庶女로 태어났으며, 經書에 능하고 詩 ·書·音律에 뛰어났고,
더구나 아름다운 용모는 타인의 追從不許였다 한다.
15세 무렵에 동네 총각이 자기를 연모하다가 相思病으로 죽자
妓界에 투신했다 하니 인간의 길흉화복은 알 수 없는 미스테리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