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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플라타너스 - 마 경덕

시뜨락 시정(詩庭) 2026. 3. 13. 21:28

3월, 플라타너스 - 마 경덕

도로변 플라타너스기둥
일렬로 서있다

지나가던 봄이 죽었나
살았나 귀를 갖다댄다
얼룩버짐 온몸에 퍼져있다

도심을 가로지른 전선 아래
버스가 줄지어 달려가고
몸통만 남은 플라타너스

머리 위 전선을 비집고
막무가내 뭉특한 모가지를 디민다
퍽퍽, 맨몸으로 허공을 들이받는

저, 저, 가지 끝
짐승 냄새가 난다

나무는 지금
터진 살을 꿰매는 중.

길을 가다가
성난 뿔을 보았다
허공에 쩌억 금이 가는 소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