八聲甘州-柳永
八聲甘州(팔성감주)-柳永(유영)
對瀟瀟暮雨灑江天(대소소모우쇄강천),一番洗清秋(일번세청추)。
漸霜風淒緊(점상풍처긴),關河冷落(관하냉락),殘照當樓(잔조당루)。
是處紅衰翠減(시처흥쇠취감),苒苒物華休(염염물화휴)。
惟有長江水(유유장강수),無語東流(무어동류)。
쏴쏴 저물녘에 내리는 비가 강 위의 하늘에서 뿌려대더니
한 차례 씻긴 맑은 가을이라네.
가을바람은 세차지고 산하는 적막하고 쓸쓸한데 저녁놀은 누대에 드리었네.
곳곳엔 붉은 꽃 푸른 잎이 시들어 아름다운 경치 점점 사라져가고
그저 장강 물만이 말없이 동쪽으로 흘러가는구나.
不忍登高臨遠(불인등고임원),望故鄉渺邈(망고향묘막),歸思難收(귀사난수)。
歎年來蹤跡(탄년래종적),何事苦淹留(하사고엄류)。
想佳人(상가인)、妝樓顒望(장루옹망),誤幾回(오기회)、天際識歸舟(천제식귀주)。
爭知我(쟁지아)、倚闌干處(의난간처),正恁凝愁(정임응수)!
차마 높은데 올라 멀리 바라보지 못하니, 바라다보면 고향은 아득히 멀고
돌아가고픈 마음 거두기 어렵다네.
여러 해 동안 지나온 자취를 탄식하나니 어인 일로 고달피 오래 머무는가.
그리운 사람 생각하니, 그녀는 누각에서 고개 들어 바라보며
몇 번이나, 하늘가 배를 보고 내가 오는 줄로 알았으랴.
그녀 어찌 알리오, 나 또한 난간에 기대어 이처럼 슬픔에 잠겨 있는 것을!
<원문출처>
八聲甘州 / 作者:柳永 北宋
全宋詞 / 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 瀟瀟(소소) : 비바람이 세찬 모양. 비바람의 소리. 팔성감주는 소소우(潇潇雨)라고도 한다.
○ 暮雨(모우) : 저물녘에 내리는 비.
○ 清秋(청추) : 맑게 갠 가을.
○ 霜風淒緊(상풍처긴) : 霜風은 가을바람을 말하며 淒緊(처긴)은 처량, 긴박함을 말한다.
○ 關河(관하) : 관문(關門)의 하천. 산하(山河)를 말함.
○ 殘照(잔조) : 저녁놀. 저녁의 음영.
○ 是處(시처) : 도처(到處). 곳곳
○ 紅衰翠減(홍쇠취감) : 붉은빛은 쇠해지고 푸른빛은 줄어든다. 즉, 꽃은 떨어지고 잎이 시든다는 뜻.
○ 苒苒(염염) : 시간이 점점 흐르는 모양. 점점.
○ 物華(물화) : 산과 물의 아름다운 빛.
○ 不忍(불인) : 차마 하기가 어려움.
○ 渺邈(묘막) : 매우 멀다. 멀리 아득함.
○ 淹留(엄류) : 오래 머무르다. 淹(엄)은 오래되다.
○ 妝樓(장루) : 여인의 누각. 단장해 놓은 누각.
○ 顒望(옹망) : 고개 들어 바라봄. 크게 우러러 바라봄. 顒(옹)은 크다는 뜻.
○ 天際(천제) : 하늘의 끝.
○ 爭知(쟁지) : 어찌 알리요. 爭은 어찌.
○ 正恁(정임) : 마치 이러한 때. 이처럼.
○ 凝愁(응수) : 마음에 맺힌 근심.
*八聲甘州(팔성감주)는 사패명(詞牌名)으로 감주(甘州), 소소우(潇潇雨)라고도 하며, 원래 당(唐)대의 변새곡(邊塞曲)이었으며 팔성(八聲)으로 노래한다는 의미이다. 사는 상하 양편(兩片)으로 상편에는 사물의 풍경을 하편에는 서정(抒情)을 나타낸다.
팔성감주의 제목으로 쓴 詞는 소식(蘇軾)의 八聲甘州(寄參寥子)<팔성감주:기참료자>가 있다
*이 詞는 전송사(全宋詞)에 실려 있으며 유영(柳永)이 비 내리는 가을날에 타향에서 누대에 올라 장강을 바라보며 고향생각과 두고 온 아내를 생각하는 모습을 애달프게 노래한 것이다. 유영의 작품에는 하층 계층의 삶을 노래하고 방랑생활을 묘사한 작품이 다수 있다.
*柳永(유영) : (987년 무렵∼1053년 무렵). 북송(北宋)의 사인(詞人). 자(字)는 기경(耆卿). 원래 이름은 삼변(三變)이며 후에 이름을 영으로 개명하였다. 숭안(崇安:福建省) 출신. 1034년 진사에 급제하고 관직이 둔전원외랑(屯田員外郞)에 이르렀다. 속칭 유둔전(柳屯田)이라고도 부른다. 일찍부터 화류계에 출입하여 많은 가사를 썼고, 교방(敎坊:音樂敎習所)의 신곡은 모두 그의 가사에 의하여 불러졌다고 한다. 만년에는 불우하여 각지를 방랑하다가 죽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작품은 평이하고 통속적이며, 사람들의 마음에 젖어드는 섬세성으로 같은 시대의 안수(晏殊)와 구양수(歐陽修)의 지적(知的)이며 전아(典雅)한 경향과는 대조를 이루었다. 양식적(樣式的)으로는 ‘만사(慢詞)라고 불리는 복잡한 장편(長篇)이 많고 종래의 소령(少令:短篇詞) 중심의 오대적(五代的)인 북송사(北宋詞)를 변화시켜 송사풍(宋詞風)의 굴절 많은 표현을 개발했으며 저서에 《악장집(樂章集)》(9권)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유영 [柳永] (두산백과)
[네이버 blog '宋詞三百首'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