百衲歌-懶翁禪師
懶翁和尙歌頌2-百衲歌
<백번 기운 누더기의 노래>
這百衲最當然
이 백번 기운 누더기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
冬夏長被任自便
겨울 여름 할 것 없이 늘 편하게 입어 왔으니까.
䘥䘥縫來千萬結
옷깃마다 천 번 만 번 꿰매다 보니
重重補處不後先
겹겹이 기운 곳이 어디가 먼저인지 알 수가 없네.
或爲席或爲衣
어떤 때는 방석이 되고 어떤 때는 옷이 되니
隨節隨時用不違
시간과 때에 따라 어긋남이 없이 쓰이네.
從此上行知己足
이렇게 살다 보니 모든 것에 만족함을 알겠으니
飮光遺跡在今時
가섭의 남긴 자취 지금에 있구나.
(가섭의 남긴 자취 : 선불교의 연원이 가섭으로부터 시작한다.)
一椀茶七斤衫
한 잔의 차, 일곱 근의 적삼3)
(일곱근의 적삼:화두의 종류)
趙老徒勞擧再三
조주 늙은이는 쓸데없이 두 번 세 번 하였구나.
縱有千般玄妙說
비단 천 가지 현묘한 이야기가 있다 한들
爭似吾家百衲衫
어찌 우리 가문의 백번 기운 누더기 장삼만하리.
此衲衣甚多宜
이 누더기 옷은 정말 매우 적합하니
披去披來事事宜
옷을 입고 벗음에 일마다 알맞구나.
醉眼看花誰敢着
취한 눈으로 꽃을 보니 누가 감히 집착을 하랴
深居道者自能持
깊이 도에 들어 사는 이는 스스로 능히 지닐 수 있네.
知此衲幾春秋
이 누더기를 입고 얼마나 많은 세월을 보냈던가?
一半風飛一半留
반은 바람 따라 날아가고 반만 남아 있구나.
獨坐茅菴霜月夜
서리 내리는 달밤 암자에 홀로 앉았으니
莫分內外混蒙頭
안팎을 분간할 수 없이 뒤섞였구나.
卽身貧道不窮
몸은 가난해도 도는 궁하지 아니하여
妙用千般也不窮
천 가지로 사용해도 다함이 없었지.
莫笑繿縿癡呆漢
옷이 헤진 바보같은 사람이라 비웃지 마소,
曾參知識續眞風
일찍이 선지식을 찾아 뵙고 참된 기풍을 이었네.
一鶉衣一痩筇
한 벌 메추라기같은 옷에 가녀린 지팡이 하나로
天下橫行無不通
천하를 횡행하여 가지 못한 곳이 없어라.
歷徧江湖何所得
강과 호수를 두루 다녀 무엇을 얻었는가?
元來只是學貧窮
원래는 다만 빈궁을 배웠을 뿐이네.
不求利不求名
이익도 구하지 않고 명예도 구하지 않아
百衲懷空豈有情
백번 기운 누더기에 생각을 비웠으니 무슨 집착 있으리오?
一鉢生涯隨處足
발우 하나로 살아가는 인생 가는 곳마다 만족하니
只將一味過殘生
이 하나의 맛으로 남은 인생 살아가리.
生涯足更何求
살아가는 것이 충족한데 다시 무엇을 구하리오?
可笑癡人分外求
어리석은 사람이 분수를 넘어 구하니 가소롭구나.
不會福從前世作
복이란 전생에 지은 업에 따르는 것을 알지 못하고
怨天怨地妄區區
하늘을 원망하고 땅을 원망하며 망령된 짓 일삼네.
不記月不記年
달이 가는지 해가 가는지 알지 못한 채
不誦經文不坐禪
경전도 읽지 않고 좌선도 하지 않네.
土面灰頭癡呆呆
얼굴에 흙을 바르고 머리에 재를 발라 바보가 되어
唯將一衲度殘年
누더기 하나로 남은 인생 살아가리라.
*가섭
마하카샤파(산스크리트어: Mahākāśyapa) 또는 마하가섭(摩訶迦葉)은 고타마 붓다의 십대제자 중 한 사람이다.
가섭 또는 대가섭(大迦葉)이라고도 하며, 의역하여 대음광(大飮光) 또는 대구씨(大龜氏)라고도 부른다.
영취산(靈鷲山)에서 고타마 붓다가 꽃을 꺾어 보였을 때 오직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이심전심으로 이해하고 미소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의 고사(故事)가 전해진다.
선종에서는 마하가섭을 선법(禪法)을 받아 이어준 제1조로 높이 받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