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翫珠歌-懶翁禪師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2. 16. 01:08

懶翁和尙歌頌 나옹화상가송
翫珠歌 완주가
<보배구슬 가지고 노는 노래>

這靈珠極玲瓏      
이 신령한 구슬은 지극히도 영롱하니
體徧河沙內外空  
몸은 갠지즈 강의 모래알만큼 되면서도 안팎이 비었고

人人帒裏堂堂有  
사람들의 몸뚱이 속에 당당히 있으면서
弄去弄來弄莫窮  
이리 저리 가지고 놀며 끝이 없어라.

或摩尼或靈珠    
마니주라 하기도 하고 신령스런 구슬이라 하기도하니
名相雖多體不殊  
이름과 모양은 달라도 몸은 다르지 않네.

刹刹塵塵明了了  
무수한 세계 어디서나 밝고 뚜렷하나니
還如朗月滿江秋  
밝은 달이 가을 강에 가득 비치는 것과도 같네.

飢也他渴也他      
굶주리는 것도 그것이고 목마른 것도 그것이니
知渴知饑不較多  
목마름을 아는 것과 배고픔을 아는 것이 대단하지 않도다.

晨朝喫粥齋時飯  
아침에는 죽을 먹고 낮에는 밥을 먹으며
困則打眠也不差  
피곤하면 자는 것에 조금도 어긋남 없네.

差也他正也它    
어긋나는 것도 그것이고 바른 것도 그것이니
不勞開口念彌陁  
수고롭게 입을 열어 아미타불 외우지 않아도 되지.

若能着着無能着  
만약 집착하고 집착하더라도 집착할 수 없나니
在世縱橫卽薩埵  
세상에서 종횡으로 자유자재한 보살이라.

此心珠難把捉      
이 마음의 구슬은 잡기가 어려우니
宛轉玲瓏難可得  
빙빙 돌면서 영롱하여 얻기가 어려워라.

無相無形現相形  
모습도 형태도 없으면서 모습과 형태를 드러내어
往返無蹤非可測  
자취 없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 헤아리기 어려워라.

追不及忽自來      
좇아가도 미치지 못하지만 어느 듯 문득 절로 와 있고
暫到西天瞬目廻  
잠깐 사이에 서쪽 하늘에 있다가 눈깜짝할 사이에 되돌아오네.

放則虛空爲袍內  
내놓으면 허공을 다 둘러싸지만
收則微塵難析開  
거두어들이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작은 티끌이 되지.

不思議體堅剛      
생각으로 미치지 못하는 그 견고한 것을
牟尼喚作自心王  
석가모니는 내 마음의 왕이라고 불렀네.

運用無窮又無盡  
무궁무진하게 움직여 쓸 수 있는데도
時人妄作本自忘  
사람들이 그 존재를 잊어버렸네.

正令行孰當頭      
올바른 명령이 행해지면 누가 감당하리오?
斬盡佛魔不小留  
조금도 머뭇거림 없이 부처든 마귀든 다 목을 베어라.

從玆徧界無餘物  
이 온 세계에 남은 물건 없어지리니
血滿江河急急流  
핏물이 강에 가득하여 세차게 흐르리라.

眼不見耳不聞      
눈은 보지 않고 귀도 듣지 않으니
不見不聞眞見聞  
보지 않고 듣지 않는 것이 참된 보고 들음이라.

箇中一箇明珠在  
그 가운데 하나의 밝은 구슬이 있어
吐去呑來新又新  
토하고 삼키니 끝없이 새로워지네.

或名心或名性      
마음이라 하기도 하고 성품이라 하기도 하니
心性元來是緣影  
마음과 성품이 원래가 인연의 그림자라.

若人於此卽無疑  
만약에 사람이 여기에서 의심할 바가 없게 되면
自己靈光常冏冏  
자기의 신령한 빛이 항상 환하리라.

或爲道或爲禪      
도라 하기도 하고 선(禪)이라 하기도 하나
禪道由來是强宣  
선이니 도니 하는 것은 억지로 그렇게 말한 것이라.

實知師姑女人做  
여인이 비구니가 된다는 것을 진실로 안다면
不勞擡步到那邊  
수고로이 발을 들어서 저쪽으로 갈 필요가 없네.

也無佛也無魔      
부처도 없고 마귀도 없으니
魔佛無根眼裏花  
마귀든 부처든 근거가 없는 눈 속의 꽃이라.
(눈 속의 꽃 : 실재하는 꽃이 아니라 눈병이 나서 헛것으로 보이는 꽃.)

常常日用了無事  
늘 사용하면서도 아무 일 없으니
喚作靈珠也被訶  
신령스런 구슬이라 부른다면 야단을 맞을 것이라.

也無死也無生      
죽음도 없고 태어남도 없으니
常踏毗盧頂上行  
항상 비로자나 정수리 위를 밟고 다니네.

收來放去隨時節  
거두어들이고 내놓는 것을 시기에 따라 하면
倒用橫拈骨格淸  
뒤집어서 사용하든 가로질러 내놓든 뼈대는 맑도다.

也無頭也無尾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으면서
起坐明明常不離  
일어나든 앉아 있든 환하게 밝아 떠나는 일이 없네.

盡力赶他他不去  
힘을 다해 쫓아내어도 떠나가지 않고
要尋知處不能知  
있는 곳을 찾아보려 해도 알 수가 없네.

阿呵呵是何物      
껄껄껄, 이 무슨 물건인고?
一二三四五六七  
일이삼사오륙칠

數去飜來無有窮  
숫자로도 세어보고 뒤집어서 보아도 다함이 없네.
摩訶般若波羅蜜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