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興(추흥)8-2-杜甫

秋興(추흥)8-2-杜甫
<가을 흥취>
[二]
夔府孤城落日斜(기부고성락일사),
每依北斗望京華(매의북두망경화)。
聽猿實下三聲淚(청원실하삼성루),
奉使虛隨八月槎(봉사허수팔월사)。
畫省香爐違伏枕(화성향로위복침),
山樓粉堞隱悲笳(산루분첩은비가)。
請看石上藤蘿月(청간석상등라월),
已映洲前蘆荻花(이영주전노적화)。
기주(夔州)의 외로운 성에 지는 해 기울면
언제나 북두성 보며 장안을 그리네.
원숭이 울음 세 번 들으니 정말 눈물이 떨어지고
명을 받든 일은 팔월 뗏목처럼 헛되고 말았구나.
상서성에 숙직하는 일 몸이 아파 어긋나니
백제성 성루의 낮은 담에 애달픈 피리소리 은은하네.
보시게나, 바위 위 담쟁이덩굴에 걸린 달이
벌써 모래톱 앞 갈대꽃을 비추는 것을.
○ 夔府(기부) : 기주부(夔州府). 지금의 사천성(四川省) 봉절현(奉節縣)의 도시로 백제성이 있다.
○ 北斗(북두) : 북두칠성. 전당시(全唐詩)에는 남두(南斗)로 되어 있으며 南斗는 남두성을 말하며, 궁수자리에 있는 국자 모양의 여섯 개의 별로 북두칠성의 모양을 닮은 데서 이름이 유래한다.
○ 京華(경화) : 장안(長安)을 가리키며 기주의 북쪽에 있다.
○ 槎(사) : 뗏목. 槎는 떼 ‘사’.
○ 三聲淚(삼성루) : 삼협(三峽)지방에 사는 원숭이는 손이 길며 울음소리가 단장을 끊는 것 같다 하며, 그 울음소리를 세 번 들으면 저절로 눈물이 난다고 하여 삼성루라 한다.
○ 奉使虛隨八月槎(봉사허수팔월사) : 명을 받든 일은 팔월 뗏목처럼 헛되고 말았다. 천자의 명령을 받들어 관리가 되었지만, 목적을 못 이루고 도중에 좌절되었다는 뜻. 八月槎(팔월사)는 8월의 뗏목으로 해마다 8월이면 뗏목이 바닷가에 떠 왔다가 늘 가는 시기를 잃지 않는데, 어느 사람이 그 위에다 집을 짓고 양식을 실어 타고 갔더니, 10여 일만에 은하수에 이르러 견우(牽牛)와 직녀(織女)를 보고 돌아왔다 한다.<박물지(博物志)>
○ 畫省(화성) : 상서성(尚書省)의 다른 이름이며, 상서성의 벽에 옛 현인들의 초상이 있었으므로 화성이라 한 것이다.
○ 香爐違伏枕(향로위복침) : 상서성 벼슬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뜻. 두보는 당시 공부원외랑(工部員外郎)이었으며 형식적으로는 상서성(尚書省)에 속해 있었다.
○ 山樓(산루) : 백제성의 성루.
○ 粉堞(분첩) : 석회를 바른 성 위에 낮게 쌓은 담(城堞).
○ 藤蘿(등라) : 담쟁이, 칡 등 덩굴식물.
○ 已映洲前蘆荻花(이영주전노적화) : 蘆荻花(노적화)는 갈대꽃으로, 여름에 담쟁이덩굴 위에 있던 달이 벌써 모래톱에 있는 갈대꽃을 비추니 가을이 되었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