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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吏/石壕吏-杜甫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2. 10. 05:23

石壕吏(석호리)-杜甫(두보)

暮投石壕村(모투석호촌),
有吏夜捉人(유리야착인)。
老翁逾墻走(노옹유장주),
老婦出門看(노부출문간)。
吏呼一何怒(이호일하노),
婦啼一何苦(부제일하고)。
聽婦前致詞(청부전치사):
三男鄴城戍(삼남업성수),
一男附書至(일남부서지),
二男新戰死(이남신전사)。
存者且偷生(존자차투생),
死者長已矣(사자장이의)。
室中更無人(실중갱무인),
惟有乳下孫(유유유하손)。
有孫母未去(유손모미거),
出入無完裙(출입무완군)。
老嫗力雖衰(노구역수쇠),
請從吏夜歸(청종이야귀)。
急應河陽役(급응하양역),
猶得備晨炊(유득비신취)。
夜久語聲絕(야구어성절),
如聞泣幽咽(여문읍유열)。
天明登前途(천명등전도),
獨與老翁別(독여노옹별)。

저녁에 석호촌(石壕村)에 투숙하니
관리가 밤에 사람을 잡으러 왔네
할아범은 담 넘어 달아나고
늙은 할멈 문에 나와서 보누나
아전의 호통은 어찌 그리도 노여우며
할멈의 울음은 어찌 그리도 괴로운가
할멈이 앞으로 나와 말하는 것 들어보네.
세 아들이 업성(鄴城)에서 수자리 살고 있다오.
한 아들이 부친 편지가 왔는데
두 아들이 새로운 전투에서 전사하였다 하오
산 사람은 겨우 살아가겠지만
죽은 자는 영영 그만이라오
집안에 달리 사람이 없고
오직 젖먹이 손자가 있을 뿐이오
손자 있어 그 어미는 떠나가지 못하고
출입할 만한 성한 치마도 없다오
늙은 할미 기력은 비록 쇠하였으나
밤에라도 대신 아전 따라가게 해 주시오
서둘러 하양(河陽)의 전쟁터에 나가
아침밥이라도 짓겠다하네
밤 깊어지자 말소리 끊기니
눈물 흘리며 조용히 흐느껴 우는 소리 들리는 듯하네
날이 밝아 예전 길에 오르니
작별한 사람은 할아범뿐이었네

○ 鄴城(업성) : 업성(鄴城)은 일명 상주(相州)로 하남성(河南省) 임장현(臨漳縣) 서쪽에 있던 성(城)인데 당시 사사명(史思明)과 안록산(安祿山)의 아들인 안경서(安慶緖) 때문에 전쟁이 심하던 곳이다.
○ 完裙(완군) : 온전한 치마
○ 急應河陽役(급응하양역) 猶得備晨炊(유득비신취) :  당시 두 절도사(節度使)가 이 곳에 군대를 주둔하여 안경서(安慶緖)를 막았는데, 군대가 패배하여 뽑을 만한 장정이 없으므로 늙은 할미가 하양(河陽)의 전쟁터에 달려가서 취사하는 일에 이바지하기를 청한 것이다.
○ 幽咽(유열) : 조용히 흐느껴 울다

이 시는 《杜少陵集(두소릉집)》7권에 실려 있는 바, 두보의 대표적인 사회시(社會詩)로 꼽힌다. 시의 내용 중에 업성(鄴城)의 싸움이 언급된 것으로 볼 때 乾元 元年(758)이후에 지어진 것인 듯하다. 업성은 지금의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업현(鄴縣)의 성으로 안경서(安慶緖)가 지키고 있었는데, 안록산(安祿山)을 이어 일어난 사사명(史思明)에게 건원 원년 10월 포위 당하였다가 두 달만에 풀려났으니, 업성(鄴城)의 싸움은 바로 이 때의 일이다. 예전에는 형제중에 한 사람만 종군하였으나 이 때는 모든 壯丁을 전쟁터로 내몰아 노약자에게까지 미쳤다. 이 시에서 볼 수 있듯이 세 아들이 수자리 나가 두 아들이 전사하였으며 손자는 젖먹이이고 며느리는 변변한 치마가 없으며 노인은 담을 넘어 도망가고 할미는 밤에 끌려가는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전쟁의 참상을 읊은 시에서 작자의 인간애를 느낄 수 있다.
두보 시의 삼리삼별(三吏三別) 중 하나로 삼리(三吏)는  신안리(新安吏), 동관리(潼關吏), 석호리(石壕吏)이며 세 마을 관리들의  혹독함을 적은 시이고,  삼별(三別)은 신혼별(新婚別), 무가별(無家別), 수노별(垂老別)이며 이별에 대한 슬픈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