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京赴奉先縣詠懷五首其二-杜甫
자경부봉선현영회오수(自京赴奉先縣詠懷五首)/(自京赴奉先縣詠懷五百字) - 두보(杜甫)
<봉선으로 가는 길>
其二
顧惟螻蟻輩(고유누의배) :
땅강아지나 개미 같은 미물들을 생각하면
但自求其穴(단자구기혈) :
단지 제가 들어갈 구멍만 구하면 될 것을
胡爲慕大鯨(호위모대경) :
어쩌자고 큰 고래를 사모하여
輒擬偃溟渤(첩의언명발) :
그를 흉내 내어 바다로만 나가려는가?
以玆悟生理(이자오생리) :
이런 일로써 사는 이치를 깨달아야
獨恥事干謁(독치사간알) :
청탁하는 일을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리.
兀兀遂至今(올올수지금) :
이러하게 버티며 지금에 까지 이르러
忍爲塵埃沒(인위진애몰) :
흙먼지 속에 묻혀 사는 것도 참아왔다.
終愧巢與由(종괴소여유) :
소부(巢父)와 허유(許由)에게 못미처 부끄럽지만
未能易其節(미능역기절) :
그 충심은 아직도 바꿀 수는 없도다.
沈飮聊自遣(침음요자견) :
괴로워 술을 마셔 스스로를 달래기도 하고
放歌破愁絶(방가파수절) :
큰 소리로 노래 불러 시름을 잊기도 한다.
歲暮百草零(세모백초령) :
한 해가 저물어 온갖 풀들은 시들었는데
疾風高岡裂(질풍고강열) :
매서운 바람은 산언덕도 찢을 듯하다.
天衢陰崢嶸(천구음쟁영) :
장안의 거리는 음산하고 험한데
客子中夜發(객자중야발) :
나그네(두보)는 한밤중에 길을 떠난다.
霜嚴衣帶斷(상엄의대단) :
서릿발에 매섭게 추워 옷의 띠가 끊어져도
指直不能結(기직불능결) :
손가락이 곱아 고쳐 매기도 어렵구나.
凌晨過驪山(능신과여산) :
이른 새벽에야 여산을 지나니
御榻在嵽嵲(어탑재질얼) :
임금 계신 곳은 저 험하고 높은 곳이겠지.
* 螻蟻輩 : 땅강아지. 개미들
* 胡爲 : 어쩌자고
* 輒擬 : 즉시 하려함
* 偃溟渤 : 널고 험한 바다에 엎드림(당시 이백은 "바다물이 끓어 용솟음치며 고래가 날뛰고 안록산이 반란하여 백성을 괴롭힌다."라 하였다.)
* 悟生理 : 혼탁한 사회에 빠지지 않음을 깨달음
* 獨恥 : 스스로 부끄러운 짓을 않는다.
* 事干謁 : 벼슬자리를 청탁함
* 兀兀(올올) : 우뚝하니 홀로 고생을 참다
* 塵埃沒 : 먼지 속에 묻힘
* 終愧 : 끝내 부끄럽다
* 巢與由(소여유) : 요임금이 천하를 주겠다는 말을 듣고 영수에 귀를 씻고 은둔한 처사 소부와 그 말을 들은 허유는 영천수가 더러워 진다하여 그 상류에 가서 소에 물을 먹였다는 고사.
* 易其節 : 그 본래의 충절은 변함없다
* 聊 : 잠시나마
* 自遣 : 스스로 달램
* 破愁絶 : 큰 시름을 푼다.
* 百草零 : 모든 풀이 사들다
* 疾風 : 심한 바람
* 高岡裂 : 높은 언덕이 갈라질 듯
* 天衢 : 장안의 거리
* 崢嶸 : 산이 높고 가파름
* 霜嚴 : 서릿발이 차가워
* 凌晨 : 이른 새벽
* 驪山 : 장안 동쪽의 산으로 온천이 있고 현종이 화천궁을 지어 양귀와 놀았다.
* 御榻 : 어좌
* 嵽嵲(질얼) : 산이 험하고 높다
* 땅강아지나 개미 같은 미물도 제 굴 하나로 살아가는데 사람의 탈을 쓰고 고래 같은 욕심을 부려 청탁으로 흐려놓는 처세를 비평하고 곤궁을 감수하며 못나게 살아 왔어도 소부·허유 같은 현인을 본받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는 우국혼이 쓰여 있다. 충성을 바쳐야 할 임금(현종)에 대하여
여산의 양귀비와 놀고 있음을 불안하게 걱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