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김남조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과 사랑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당신에게 이별이 찾아와도
당신과의 만남을 잊지않고 기억해 줄테니까요.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과 사랑을 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익숙치 못한 사랑으로
당신을 떠나 보내는 일은 없을테니까요.
무언가를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과 사랑을 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무언가를 잃어 버릴때가 오더라도
잃어버린다는 아픔을 알고
더 이상 잃어버리고 싶어하지 않을 테니까요.
기다림을 아는 이와 사랑을 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당신이 방황을 할 때
그저 이유없이 당신을 기다려줄테니까요.
슬픔을 아는 이와 사랑을 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가슴이 시린 겨울이 와도
그대의 따뜻한 가슴에 몸을 녹일 수 있을테니까요.
진실된 사람과 사랑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그대 나의 거짓된 모습을 보더라도
그대의 진실로 나를 감싸줄테니까요.
진실로 자신의 모든것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이와 사랑하세요.
그래야 행여나 당신의 한 모습이 나빠 보이더라도
사랑하는 이의 다른모습을 보며
감싸안을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진실로 진실로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이와 사랑하세요.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남 또한 사랑할 줄 아는거래요.
-/김남조
*******
추도
기독교적 사랑의 세계와 윤리 의식을 담은 시로
'사랑의 시인'이라 불린 김남조 시인이 2023.10.10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평생 1천여 편의 시를 써온 고인이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사랑이다. 가장 최근인 2020년 출간한 자신의 19번째 시집 '사람아, 사람아'에서도 고인은 줄곧 사랑을 노래했다.
"긴 세월 살고 나서/사랑 된다 사랑의 고백 무한정 된다는/이즈음에 이르렀다/사막의 밤의 행군처럼/길게 줄지어 걸어가는 사람들/그 이슬 같은 희망이/내 가슴 에이는구나' (시집 '사람아, 사람아' 수록 시 '사랑, 된다'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