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從軍行 其四-王昌齡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1. 29. 21:27

從軍行其四(종군행-4) 종군의 노래
王昌齡(왕창령, 698~757)

靑海長雲暗雪山(청해장운암설산)
청해호 건너편 구름 속으로 설산이 희미한데
孤城遙望玉門關(고성요망옥문관)
외딴 성에 올라 멀리 옥문관 쪽을 바라보네
黃沙百戰穿金甲(황사백전천금갑)
거친 사막의 수없는 전투에 갑옷은 헤졌지만
不破樓蘭終不還(불파누란종불환)
오랑캐를 물리치지 않고는 끝내 돌아가지 않으리

【注釋】
(1)從軍行:악부의 옛 제목으로 정벌전쟁을 많이 다룬다. 이 시는 왕창령의 《從軍行》共七首중 第四首다.
(2)青海:지금의 청해호. 雪山:눈 쌓인 산. 기련산(祁連山)을 가리킨다.
(3)孤城:옥문관을 가리킨다.
(4)穿:부수다. 金甲:전투복. 금속으로 만든 갑옷
(5)破樓蘭:철저하게 적군을 소멸시키는 것을 가리킨다.
(6)樓蘭:한나라 때 서역 선선(鄯善)국의 명칭. 시에서는 당시 서북변경을 침범한 적병.

【譯文】
청해호 상공에는 뜬구름이 연이어 있고, 설산은 검고 빛이 없는데
외로운 성 옥문관 성루에 서니 멀리 동쪽의 아름다운 경치가 보인다.
전장에서는 전사들 백병전을 치루며 철갑옷이 모두 찢어졌으나,
침략한 적군을 패퇴시키지 않으면 결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왕창령(AD 698-756)의 연작시 <종군행> 총 7수 중 제4수다. 서방·북방의 변경과 요새의 풍광·풍물, 그리고 그곳에 동원된 사람들의 향수와 애환을 다룬다. 칠언절구가 막 발전하기 시작한 시기라 뛰어난 작품이 많지 않은데, 왕창령은 칠언절구의 가능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칠언절구에 한해선 이백보다 높이 치는 사람도 있다. ‘종군행’이란 글자 그대로 ‘군대가서 겪은 일을 노래한 것’으로, 한(漢)나라 이래 악부(樂府, 음악 채집·관리 부서)의 곡명(曲名)이기도 하다.

*왕창령은 고적(高適)·잠삼(岑參) 등과 함께 변새시(邊塞詩)로 특히 유명하다. 변경·요새의 풍물과 체험을 제재로 하는 변새시는 당(唐)나라 전성기때 형성됐다. 시대상의 반영이다. 수 백 년 중원의 패권을 둘러싼 경합이 통일제국 한나라로 수습되고, 또 다시 수 백 년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와 짧게 수(隋)나라를 거쳐 당나라가 등장했다. 즉 중원의 왕조가 서역과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서역은 오늘날의 시짱(西藏),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와 중앙아시아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