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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後-李恒福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1. 28. 03:12


雪後(설후)-李恒福(이항복)

雪後山扉晩不開(설후산비만불개)
溪橋日午少人來(계교일오소인래)
篝爐伏火騰騰煖(구로복화등등난)
茅栗如拳手自煨(모율여권수자외)

<눈 온뒤>
눈 온 뒤 산골 집 사립은 저물도록 열리지 않았고
시냇가 다리에는 한낮에도 오는 사람이 적었지
화로에 묻어둔 불이 무척이나 따스하여
주먹만한 산밤을 혼자서 굽는다네

[주석]
* 山扉(산비) : 산골 집 사립문. / 晩(만) : 저물다, 저물도록. / 不開(불개) : 열지 않다, 열리지 않다.
* 溪橋(계교) : 시내에 걸쳐진 다리, 시냇가 다리. / 日午(일오) : 한낮. / 少人來(소인래) : 오는 사람이 적다, 오는 사람이 없다.
* 篝爐(구로) : 화로. 본래는 옷을 말리기 위하여 대나무 배롱을 씌운 화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 伏火(복화) : 불을 묻어두다, 묻어둔 불. / 騰騰煖(등등난) : 등등한 기세로 따뜻하다, 매우 따뜻하다.
* 茅栗(모율) : 밤의 일종, 산밤. / 如拳(여권) : 주먹과 같다, 주먹만하다. / 手自(수자) : 손수, 친히, 혼자. / 煨(외) : 굽다, 재에 묻어서 굽다.

* 이항복(李恒福, 1556~1618) :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자상(子常), 호는 필운(弼雲)‧백사(白沙)‧동강(東岡), 봉호는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이조 좌랑, 우승지, 이조 참판, 대제학, 병조 판서, 영의정 등을 역임하였다. 광해군이 모후(母后)인 인목왕비(仁穆王妃)를 서궁(西宮)에 유폐하자, 헌의(獻議)하여 논쟁하다가 북청(北靑)에 귀양 가서 세상을 떠났다. 저서에 『백사집』 등이 있다.
*흔히 알려진 오성과 한음의 '오성(鰲城)'은 호가 아니라 이항복이 임진왜란 후 호성 공신 1등으로 녹훈되면서 받은 봉호인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에서 온 것이다. 참고로 '오성'은 이항복의 본관인 경주의 별칭. 다만 한음은 이덕형의 호가 맞다.

잔설-이현주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