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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四時詞 冬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1. 14. 05:32

4. 冬(겨울)

銅壼滴漏寒宵永(동곤적루한소영)
물시계 가는 소리에 추운 밤은 깊어 가는데
月照紗幃錦衾冷(월조사위금금랭)
휘장엔 달빛 비치고 비단 이불은 차갑기만 하여라.
宮鴉驚散轆轤聲(궁아경산로록성)
궁궐 안의 까마귀들이 두레박 소리에 놀라 흩어지고
曉色侵樓窓有影(효색침루창유영)
새벽 먼동이 터오자 다락 창가엔 그림자가 어른거리네.
簾前侍婢瀉金甁(렴전시비사금병)
주렴 앞에서 시녀가 금병에 있는 물을 쏟으니
玉盆手澁臙脂香(옥분수삽연지향)
대야의 물에 손 담그기 껄끄러운데 연지 냄새는 향기로워라.
春山描就手屢呵(춘산묘취수루가)
봄의 산 경치를 그리면서 시린 손 호호 불고
鸚鵡金籠嫌曉霜(앵무금롱혐효상)
새장에 있는 앵무새 새벽 서릿발 싫다 하겠지.
南隣女伴笑相語(남린여반소상어)
남쪽 이웃집 여자가 미소 지으며 하는 말이
玉容半爲相思痕(옥용반위상사흔)
님 그리는 마음에 예쁜 내 얼굴 반쪽이 됐다고 하네.
金爐獸炭暖鳳笙(금로수탄난봉생)
숯불 핀 화로는 따뜻해서 봉황 피리소리가 흐르고
帳底羔兒薦春酒(장저고아천춘주)
장막 밑의 새끼양은 봄에 마실 술에 바치리라.
憑闌忽憶寒北人(빙란홀억한북인)
난간에 기대어 문득 변방의 님을 생각하나니
鐵馬金戈靑海濱(철마금과청해빈)
창 들고 철마를 타면서 청해 물가를 달리시겠지.
驚沙吹雪黑貂弊(경사취설흑초폐)
휘몰아치는 모래바람과 눈보라에 검은담비 갖옷은 해졌을테고
應念香閨淚滿巾(응념향규루만건)
향기 나는 아내 방을 그리워하며 수건에 눈물이 가득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