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詩十九首其十三
古詩十九首其十三(고시십구수 중 제13수)
驅車上東門(구거상동문) - 無名氏(무명씨)
<상동문으로 수레를 몰아>
驅車上東門(구거상동문),
遙望郭北墓(요망곽북묘).
白楊何蕭蕭(백양하소소),
松柏夾廣路(송백협광로).
下有陳死人(하유진사인),
杳杳即長暮(묘묘즉장모).
潛寐黃泉下(잠매황천하),
千載永不寤(천재영불오).
浩浩陰陽移(호호음양이),
年命如朝露(연명여조로).
人生忽如寄(인생홀여기),
壽無金石固(수무금석고).
萬歲更相送(만세갱상송),
賢聖莫能度(현성막능도).
服食求神仙(복식구신선),
多爲藥所誤(다위약소오).
不如飲美酒(불여음미주),
被服紈與素(피복환여소).
상동문으로 수레를 몰아
멀리 성곽 북쪽의 묘지를 본다.
백양나무 스치는 바람소리 쓸쓸하고
송백은 넓은 길에 빽빽하네.
그 밑에는 죽은 사람 묻혀있고
아득하고 길고 긴 어둠뿐인 곳.
황천 아래 한번 잠들어버리면
천년이 가도 깨어날 수 없네.
긴 세월동안 계절은 끊임없이 바뀌어도
사람의 목숨은 아침나절 이슬과 같다.
인생은 홀연 머물렀다 가는 것과 같으니
목숨은 쇠나 돌처럼 단단하지 못하다네.
수많은 세월에 서로 보내기를 반복하니
현인도 성인도 능히 그 운명을 피할 수 없네.
신선이 되겠다고 선약을 먹었다가
많은 사람 잘못되어 목숨 잃었네.
생전에 맛좋은 술을 마신 것만 못하고
희고 고운 비단 옷 입은 것만 같지 못하네.

수레를 몰고 가다 북망산의 묘지들을 바라본다. 황천 아래 잠들면 다시 깨어나지 않는 사람의 목숨은 아침 이슬과 같구나. 잠시 들르는 인생은 현인과 성인도 그 운명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생전에 좋은 술과 좋은 옷을 입는 것이 신선이 되려고 애쓰는 것보다 나은 것이다.
○ 上東門(상동문):낙양 성동면 삼문의 하나. 가장 북쪽에 있는 문.
○ 郭北(곽북): 낙양성 북쪽의 북망산 위에 있는 성
○ 蕭蕭(소소) : 쓸쓸하다
○ 杳杳即長暮(묘묘즉장모) : 아득한 긴 어둠이 계속되다
○ 浩浩(호호) : 넓고 큰 모양
○ 服食(복식) : 선약을 복용하다
○ 紈與素(환여소) : 희고 고운 비단옷
○ <고시 제3수>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人生天地間(인생천지간) 忽如遠行客(홀여원행객)
인생은 천지간에 홀연 멀리 떠나는 나그네 같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