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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詩十九首其十二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1. 13. 20:21

古詩十九首其十二(고시19수 중 제12수)
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 - 無名氏(무명씨)
<높고 긴 동쪽의 성벽>

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
逶迤自相屬(위타자상속).
廻風動地起(회풍동지기),
秋草萋已綠(추초처이록).
四時更變化(사시갱변화),
歲暮一何速(세모일하속)!
晨風懷苦心(신풍회고심),
蟋蟀傷局促(실솔상국촉).
蕩滌放情志(탕척방정지),
何為自結束(하위자결속)?
燕趙多佳人(연조다가인),
美者顏如玉(미자안여옥).
被服羅裳衣(피복라상의),
當戶理清曲(당호리청곡).
音響一何悲(음향일하비),
絃急知柱促(현급지주촉).
馳情整巾帶(치정정건대),
沈吟聊躑躅(침음료척촉).
思為雙飛燕(사위쌍비연),
銜泥巢君屋(함니소군옥).

동쪽의 성벽은 높고도 길어
구불구불 서로 이어져 있네.
회오리 바람 일어나 대지를 흔들고
가을 풀은 무성하여 푸르네.
사철은 번갈아 변하지만
세모는 어찌 이리 빨리 다가오는가!
새매는 아픈 마음 풀고 나는데
귀뚜라미는 보잘 것 없음을 슬퍼하네
모두 씻어버리고 뜻을 펼쳐야지
무엇 때문에 스스로 구속하는가?
연나라 조나라는 미인도 많아
아름다운 얼굴은 옥과도 같고
몸에 걸친 옷가지는 비단 치마
집에는 청아한 노래 흐르네.
곡조는 어찌 그리 슬픈가
팽팽한 줄에 기러기발 높였음이라.
만감이 가슴에 복받쳐 옷차림 매만지고
낮은 시를 읊조리며 배회하네.
생각건대 쌍쌍이 나는 제비 되어
진흙 물어와 그대 집 처마에 둥지를 틀고 싶어라.

<원문출처>文選卷十五, 詩己 雜詩, 古詩十九首


동쪽의 성벽을 걷는데 가을이 깊으니 벌써 세모를 생각하게 한다. 매와 귀뚜라미는 내 신세를 말해주는 것 같으니 이를 떨치고 새로운 뜻을 펼쳐보고 싶은 생각에 잠기는데 어느 집에선가 청아한 곡이 들려 잠시 머물게 한다. 모두 잊고 곡을 들려주는 여인과 함께 한 쌍의 제비가 되고 싶다.

○ 東城(동성) : 낙양의 동성(東城)
○ 逶迤(위타) : 구불구불함. 迤(타): 잇닿을 타. 서로 이어져 맞닿다
○ 晨風(신풍) : 새매. 고시 16수에 “亮無晨風翼(양무신풍익) 焉能凌風飛(언능능풍비)? 실로 매의 날개도 없거늘 어찌 바람 타고 날아갈 수 있을까?“ 라는 표현이 있다.
○ 蟋蟀(실솔) : 귀뚜라미. 《爾雅(이아)》에 이르기를 “蟋蟀(실솔:귀뚜라미)을 蛩(공)이라 한다.” 하였다.
○ 蟋蟀傷局促(실솔상국촉) : ‘蟋蟀(실솔)’이라는 시에는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아픈 마음을 읊고 있다.
○ 蕩滌(탕척) : 더러운 것을 없애고 정(定)하게 함
○ 柱促(주족) : 안족(雁足) 현악기의 줄을 받치고 있는 ㅅ모양의 받침목. 일명 주(柱).
○ 思為雙飛燕(사위쌍비연) : 고시 제5수에는 같은 느낌의 표현이 있다.
願為雙鴻鵠(원위쌍홍곡), 奮翅起高飛(분시기고비).원컨대 한 쌍의 기러기와 고니 되어 날개를 떨치며 높이 날아갔으면.
○ 巾帯(건대) : 머리 띠
○ 躑躅(척촉) : 배회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