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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이 만정한데-김기성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0. 14. 00:15
추월(秋月)이 만정(滿庭)한데

추월이 만정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러기
상풍(霜風)이 일고(一高)하면 돌아가기 어려우리
밤중만 중천(中天)에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는가
-/김기성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
맑고 밝은 가을달빛이 휘영청 뜰 안에 가득히 비치고 있는데, 높은 하늘에는 슬피 울며 날아가는 기러기 소리가 더욱 처량하다.
겨울을 나려고 가을에 북쪽에서 날아오는 저 기러기, 차가운 서릿바람이 한 번 높이 일게 되면 되돌아가기도 어려울 터인데,
어떡하나? 한밤중에 하늘 높이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는구나.
*이 작품을 남긴 김기성(金箕性)은 조선조 숙종 때에
김천택·김수장과 더불어
경정산가단에서 활동한 가인(歌人)이다.
그의 시조 19수가 전한다.
작자의 이름을 『병와가곡집』은
김기성으로 밝히고 있으나,
김두성(金斗性)으로 표기한 판본도 있다.
어쩌면 두 이름으로 활동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기고 글
중앙일보 2022.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