遊子吟-/卞仲良
遊子吟(유자음)
떠도는 이의 노래
遊子久未返(유자구미반)
객지에 떠도는 자식 돌아가지 못하니
弊盡慈母衣(폐진자모의)
어머니 주신 옷도 다 헤어져 버렸구나.
故山苦遼邈(고산고료막)
고향은 아득하고 멀어 마음 아파
何時賦言歸(하시부언귀)
어느 때에나 고향 돌아갈 노래 지어보나.
人生不滿百(인생불만백)
인생은 백 년도 되지 못하니
惜此西日暉(석차서일휘)
오늘 서편으로 지는 햇빛을 아까와하노라.
*위 시는 조선 초기 문사인 춘당(春堂) 변중량(卞仲良·1345~1398)의 ‘길 떠난 자식이 어머니를 그리며 읊다(遊子吟·유자음)’로, 그의 문집인 ‘춘당유고(春堂遺稿)’에 있다.
멀리 있어 고향의 어머니를 모시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노래하였다. 넷째 구의 ‘언귀(言歸)’는 ‘시경(詩經)’ 소아 ‘황조(黃鳥)’의 “언선언귀(言旋言歸) 복아방족(復我邦族)”에서 가져왔다. 즉 “곧바로 돌아가서 우리 겨레에게 돌아가련다”는 뜻이다.
변중량은 고향을 떠나 너무 멀리 와 있음을 밝힌다. 그는 1394년(태조 3) 전중경(殿中卿)으로 있을 때 병조정랑 이회 등과 함께, 정권·병권이 조준 정도전 남은 등에게 다 맡겨진 것은 옳지 못하다는 말을 했다가 파직돼 영해(寧海)로 유배되었으나 곧 복직됐다. 이 무렵 명나라에서 외교문서에 쓰인 글자를 문제 삼아 책임자들을 보낼 것을 요구하자 그는 동행하기를 자진했다. 변중량은 고향을 떠나 천리 먼 곳에서 위 시를 지었다. 인생은 백년을 살지 못하건만 어쩌다 어머니가 지어주신 옷이 다 해졌을 정도로 오래 떨어져 있어야 되는지 서쪽으로 넘어가는 석양을 보며 어머니와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달픈 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