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月-蘇軾
<春月(춘월)-蘇軾>
春庭月午(춘정월오),
搖蕩香醪光欲舞(요탕향료광욕무)。
步轉回廊(보전회랑),
半落梅花婉娩香(반락매화완만향) 。
輕風薄霧(경풍박무),
總是少年行樂處(총시소년행락처)。
不似秋光(불사추광),
只與離人照斷腸(지여리인조단장)。
<봄밤의 달>
봄날 정원에 높이 뜬 달이
흔들흔들 술잔을 비추며 춤추려 하네.
긴 복도를 어슬렁거리노라니
반쯤 진 매화가 은은히 향기를 풍기네.
산들바람에 옅은 안개 낀 이곳은
모두 젊은이들이 찾아와 노는 곳이라네.
(봄날의 달빛은) 가을 달빛이
이별한 사람을 비춰 애간장 끊는 것과 같지 않구나.
*詞牌名:減字木蘭花(감자목란화)
○ 減字木蘭花(감자목란화) : 사패명(詞牌名). 원래의 글자 수보다 줄인 송사(宋詞)의 한 종류로 감란(减蘭), 목란향(木蘭香) 등으로 부르기도 하며 쌍조(雙調) 44字가 기본이다.
◯ 春庭(춘정) : 봄날의 정원.
◯ 月午(월오) : 음력 15일 한밤중. 달이 중천에 뜨다.
◯ 搖蕩(요탕) : 흔들리다. 흔들거리며 움직이다.
◯ 香醪(향료) : 미주(美酒). 맛 좋은 술.
◯ 回廊(회랑) : 구불구불한 복도.
◯ 婉娩(완만) : 은근하다. 완만하다.
○ 總是(총시) : 모두 ~이다
◯ 不似(불사) : 닮지 아니함. 같지 아니함.
◯ 秋光(추광) : 가을 달.
◯ 離人(이인) : 고향이나 친구를 떠난 사람. 자기 자신을 말한다.
<원문출처>
減字木蘭花(春月)/作者:蘇軾 北宋
東坡全集/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이 사(詞)는 동파전집(東坡全集)에 실려 있으며 북송(北宋) 철종(哲宗) 원우(元祐)7년(1092) 소식의 57세 때 봄날 영주(潁州)에서 조령치(趙令畤:조덕린) 및 구양수(歐陽脩)의 두 아들과 함께 매화나무 아래에서 술을 마시면서 지은 사이다.
조덕린(趙德麟)의 후청록(侯鯖錄)에는 “원우 7년 정월(1092년)에 동파선생이 여음주(영주)에 있었는데 매화가 활짝 핀 대청 앞에서 달빛이 훤하게 비쳤다. 선생의 부인 왕(왕윤지)씨가 ‘봄철의 달빛이 가을철의 달빛보다 낫습니다. 가을철 달빛은 사람을 슬프게 하는데 봄철의 달빛은 사람을 기쁘게 하니까요. 왜 조덕린(趙德麟:趙令畤) 같은 사람들을 불러 이 꽃 아래에서 한잔 하시지 않으십니까?’ 라고 했다.
선생이 크게 기뻐하며 ‘당신이 시를 잘 짓는 줄을 몰랐구려. 이 말은 정말 시인의 말이구려!’하고는 조덕린 등을 불러 두 구양씨와 함께 매화나무 아래에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 이 말을 인용해 <감자목란화>의 사(詞)로 지었다.”라고 해설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