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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見花開滿樹紅-龍牙居遯

시뜨락 시정(詩庭) 2024. 3. 2. 18:34

<朝看花開滿樹紅>

朝見花開滿樹紅 조견화개만수홍
暮見花落樹還空 모견화락수환홍
若將花比人間事 약장화비인간사
花與人間事一同 화여인간사일동


꽃 피어 온통 붉은 나무를 아침에 보았더니
저녁에 벌써 꽃이 져서 비어있는 나무 보네
만약에 꽃과 인간세상을 비교해 물어본다면
꽃과 인간사 나고 죽는 게 똑같다고 말하리

*꽃에게 아침과 저녁이 무상하듯이 사람에게도 나고 죽는 것이 무상한 일이다.
그러나 무상無常은 슬픈 것이 아니다.
내년에 필 꽃은 올해 핀 꽃과 정녕 다른 꽃일 것이로되
올해 핀 꽃 없이 내년에 필 꽃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무상은 절망보다 희망의 씨앗인 것이다.

◈ 용아선사龍牙禪師
이름이 거둔居遯이고 속성은 곽씨郭氏였다. 무주撫州 남성南城 사람이다. 14세 때 길주吉州 만전사滿田寺로 출가했고, 6년 후 나이가 차 숭악嵩嶽에서 계를 받았다. 취미翠微와 임제臨濟를 참방했으나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동산양개洞山良价를 만나 법에 눈을 뜨게 되고 그 법을 이었다. 선사의 수많은 가歌, 항行, 게偈, 송頌이 세상에 널리 유행하였다. 후량後梁 말제末帝 용덕龍德 3년(923) 8월에 앓기 시작하더니 9월 13일 밤, 방장실 앞에서 큰 별이 지는 것을 보고 가부좌한 채로 입적했다. 세랍 89세, 법랍은 자그마치 60세였다.

- 《선림승보전禪林僧寶傳》9권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