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의 七先生詩畵帖3-武夷九曲圖
武夷九曲圖

<도지전체 道之全體-武夷全圖>
武夷山上有仙靈 무이산 위에는 신령한 신선이 살고
山下寒流曲曲清 산 아래엔 찬 냇물이 굽이굽이 맑아라
欲議箇中奇絕處 그 속의 멋진 경치 알고자 하거든
權歌開聽兩三聲 뱃노래 두세 가락 한가히 들어 보소

<제1곡 착각향학 著脚向學>
一曲溪邊上釣船 일곡이라 시냇가에서 낚싯배에 오르니
幔亭峯影蘸晴川 만정봉 그림자가 밝은 냇물에 잠겨 있네
虹橋一斷無消息 무지개다리 한번 끊어진 뒤 소식이 없고
萬壑干巖錄暮煙 온 골짜기 바위를 저녁 안개가 감쌌네

<제2곡 도유원색 道由遠色>
二曲亭亭玉女峰 이곡이라 우뚝한 저 옥녀봉이여
押花臨水為誰容 꽃을 꽂고 물을 굽어보며 누굴 위해 꾸몄나
道人不復荒臺夢 도인은 다시금 황대(荒臺)의 꿈을 꾸지 않으니
興入前山翠幾重 흥미를 끄는 것은 첩첩한 앞산의 운무뿐일세

<제3곡 속루개절 俗累皆絶>
三曲君看架壑船 삼곡이라 골짜기에 걸린 배를 보소
不知停掉幾何年노를 멈춘 지 몇몇 해나 지났는가
桑田海水今如許 뽕밭이 바다로 변하는 세월이 저와 같으니
泡沫風燈塔自憐 포말과 등불 같은 인생 스스로 가련하여라

<제4곡 앙고찬견 仰高鑽堅>
四曲東西兩石巖 사곡이라 동서에 우뚝 바위산 솟아
巖花垂露碧氈鈍 바위의 꽃은 이슬 머금고 푸르게 드리웠네
金雞叫飛無人見 금계가 새벽을 알려도 인적은 보이지 않고
月滿空山水滿潭 빈산에 달빛 비추고 와룡담엔 물결만 가득하네

<제5곡 독견자득 獨見自得>
五曲山高雲氣深 오곡이라 은병봉 높아 구름이 짙은데
長時煙雨暗平林 언제나 안개비에 너른 숲이 어둡네
林間有客無人識 숲 속의 나그네를 알아보는 이 없어
欸乃聲中萬古心 어여차, 뱃사공 소리에 만고의 수심이 이네

<제6곡 수처충만 隨處充滿>
六曲蒼屏透碧灣 육곡이라 창병봉을 푸른 물굽이가 감싸고
茅茨終日掩柴關 은자의 초가집은 온종일 사립문 닫혀 있네
客來倚權巖花落 나그네가 와서 배를 대니 바위의 꽃이 지는데
狼鳥不驚春意閑 원숭이와 새는 놀라지 않고 봄빛만 한가롭네

<제7곡 온고지신 溫故知新>
七曲移給上 배를 저어 푸른 여울에 올라서칠곡이라
隱仙拿更回看 온병봉과 선장봉을 다시 뒤돌아보네
却情昨夜峯頭雨 지난밤 산독대기에 비가 내려어여뻐라,
添得飛泉幾度寒 떨어지는 폭포수가 더해져 훨씬 차가워졌네

<제8곡 활연관통 豁然貫通>
八曲風烟勢欲開 팔곡이라 바람과 안개가 곧 갤 듯한데
鼓樓巖下水縈回 고루암 아래로 물이 맴돌아 나가네
莫言此處無佳景 이곳에 좋은 경치 없다고 말하지 마소
自是避人不上來 단지 유람객이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니

<제9곡 무소장애 無所障碍>
九曲將窮眼豁然 구곡이라 굽이가 끝나려니 눈이 활짝 트여
桑麻雨露兒平川뽕과 삼이 우로에 젖고 너른 시내가 나타나네
漁郎更寬桃源路 어부가 다시 도화원의 길을 찾으나
除是人間別有天 인간세상에 별천지가 따로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