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문인5-撫松觀山圖 歸去來圖帖
○무송관산도 撫松觀山圖

이 그림의 왼쪽 상단에 겸재 정선의 낙관과 함께 "햇살은 어둑어둑 저물어 가는데, 외로운 소나무 어루만지며 서성이노라.
(景翳翳而將入,撫孤松而盤還.)"는 시구가 정선의 필치로 쓰여 있다. 이 시는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귀거래사(歸去來辭)」로, 이 작품이 귀거래사」를 그림으로 바꿔놓은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선은 귀거래사」를 화제(畵題)로 다수의 작품을 제작했는데, 이 작품은 '원백(元伯)'이라는 도장 및 글씨, 고사도(故事圖)임에도 불구하고 진경화법의 특징이 무르녹아 있는 것으로 보아 80세 전후한 시기의 작품으로 보인다. 정선의 최만년기 작품답게 강렬한 필묵법이 온화한 운필로 자제되어 외유내강 (外柔內剛)의 묘리(妙理)를 보여 준다.
그림 상단에 "청송(青松)은 늙어도 가을빛이 없고, 백일(白日)은 기울어도 달빛보다 밝다.
(青松寧老無秋色,白日雖斜勝月明.)"라는 동몽 심창수(童蒙 沈昌壽)의 시가 적혀 있으나 심창수가 어느 시기의 인물인지 알 수 없다.
○귀거래도첩 歸去來圖帖
정선 조선, 18세기 종이에 수묵
25.6 × 18.0 cm 外
삼성문화재단

1.풍표표이취의 風飄飄而吹衣
바람은 표표히 옷깃을 스쳐가네

2.동복환영 僮僕歡迎
머슴아이 길에 나와 나를 반기네
3.송국유존 松菊猶存
소나무와 국화는 오히려 꿋꿋하다
4.원일섭이성취 園日涉而成趣
날마다 동산을 거닐며 즐거워하네

5.무고송이반환 撫孤松而盤桓
외로운 소나무 어루만지며 서성이네
6.열친척지정화 悅親戚之情話
친척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워하네
7.임청류이부시 臨清流而賦詩
맑은 시냇가에 앉아 시를 짓네
*귀거래도첩 歸去來圖帖 은
정선이 그린 산수인물도 7폭과 홍의영(洪儀泳, 1750-1815), 김응환(金應煥, 1742-1789), 정황(鄭幌, 1735-?), 최북(崔北, 1720-?) 등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산수인물도를 합쳐 총 12점으로 구성된 화첩이다. 위 정선의 작품 7점에는 모두 낙관 옆에 제목이 쓰여 있는데, 모두 중국 동진(東晉)시대 대표적인 시인이었던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대표작 귀거래사(歸去來辭)」의 시구(詩句)들 이어서 이 작품이 시를 그림으로 그린 시의도(詩意圖)임을 알 수 있다. 작품은 모두 먹으로만 그려져 있으나, 마른 먹과 짙은 먹, 선의 가늘고 굵음, 엷고 짙은 선염이 잘 표현되어 있다. 반면 산수와 인물이 모두 간결하고 생략적인 표현을 하고 있어 정선의 만년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문인화의 대가였던 정선의 화풍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귀거래도10폭병 歸去來圖十幅屏에도 같은 畵題의 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