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의-지역명승1 清河城邑 雙島亭 內延山三龍湫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眞景山水
-지역 명승
청하성읍 清河城邑

청하는 지금의 포항시 북구 청하면 일대이다. 정선은 1733년부터 약 2년 동안 청하현감(清河縣監)으로 근무하며 자신의 근무처와 청하 지역의 여러 경관을 그림으로 남겼다. <청하성읍>은 현감으로서 머물던 청하성(请河城)과 주변 고을을 주제로 한 그림이다. 정선은 화면 중앙에 자신이 공무를 보던 관아를 비롯하여 청하성을 이루고 있는 중요 건축물을 매우 세밀하고 정확하게 묘사하였다. 반면 성곽 밖의 주변 고물은 나무와 안개로 가려져 있으며 가옥의 일부분이 나무 사이의 틈이나 나무 위로 간신히 드러나 있다. 원경에는 청하현의 뒷편에 우뚝 솟아 있는 호학산(呼鶴山)과 내연산(內延山)이 배치되어 있다. 정선은 이 원경의 산을 미점(米點)과 간략한 필선 및 옅은 색으로 표현하였으며 점차 아래로 내려오면서 안개 속으로 사라지게 하였다.
쌍도정 雙島亭

쌍도정(雙島亭)은 경상도 성주(星州) 관아의 객사인 백화현(百花軒)의 남쪽 연못에 있는 정자이다. 백화헌은 신숙주(申叔舟, 1417-1475)의 글에도 실릴 정도로 잘 알려진 명승지이다. 쌍도정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조선 고유의 네모꼴 연못 안에 있다. 이 그림은 정선이 대구 인근의 하양(陽)에서 현감으로 재직(1721-1726) 하였을 때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 시기의 정선과 각별하였던 조영복(趙榮編, 1672-1728)은 1725년에, 유척기(金拓基,1681-1762)는 1726년에 경상감사로 부임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고려하였을 때 1725-1726년 사이 쌍도정에서의 만남을 기념하여 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다. 일반적인 정선의 진경산수와 달리 현장 사생에 충실한 듯 섬세하고 사실적인 선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내연산삼용추 內延山三龍湫

정선은 금강산과 한양 외에도 전국 각지의 빼어난 경치를 화폭에 담았는데, 내연산 삼용추 역시 정선이 청하현감으로 재직했던 경북 영일군(日郡)에 위치한 명승지이다. 내연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깊은 계곡과 암벽이 아름다운데, 그중에서도 상중하 세 폭포가 있는 삼용추가 가장 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은 별다른 여백 없이 빽빽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진한 먹과 힘찬 붓질로 표현되어 있다. 화면 아래에는 폭포를 구경하는 탐방객이 있어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화면 상단 별지(別紙)에는 정선의 예술적 동반자이자 조선 후기 문인화가였던 관아재 조영석(觀我趙榮裕,1686-1761)의 발문(文)이 있다. 조영석은 발문에서 "정선의 붓을 따르니 비로소 내연산의 참모습을 알았다"며 극찬하고 있어, 둘 사이의 길은 교류관계를 짐작케 한다.
[今從元伯筆 始識內延山
不妨彼三客 一坐老我看
-為 李聖庸題 宗甫
지금 원백(元伯: 정선의 字)의 붓을 따르면서 비로소 내연산임을 알았다.
저 세 길손에게 방해나 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모두가 늙은 나를 바라보는구나.
-이성용을 위해 지음. 종보(宗甫: 조영석의 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