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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의 漢陽.漢江-12京郊名勝帖- 仁谷幽居. 隱岩東麓. 長安烟雨. 陽川縣衙圖

시뜨락 시정(詩庭) 2025. 6. 7. 05:13

<인곡유거 仁谷幽居>

인곡유거 仁谷幽居 종이에 수묵 27.4×27.4cm

<인곡유거>는 '인왕산 골짜기의 집'이라는 뜻으로 겸재 정선이 살던 인왕산의 집 이름이다. 현재 서울 종로구 옥인동 20번지 부근에 해당하며, 인곡정사(仁谷精舍)라고 부르기도 했다. 겸재는 종로구 청운동 89번지의 유란동(幽蘭洞)에서 태어나 50대까지 살았고 그 이후에 이 인곡정사로 이사해 평생을 지냈다. 꼽패집('ㄱ'자형으로 꺾이는 형태의 집)의 모서리방에 사방관(四方冠)을 쓰고 도포 입은 선비가 서책이 쌓인 곁에서 책을 펴놓고 앉아 있는데, 겸재의 자화상으로 보인다.
이엉을 얹은 토담, 초가지붕의 일각문(一閣門), 큰 버드나무와 오동나무, 버드나무를 타고 오르는 덩굴이 기품 있게 그려져 있다. 겸재는 이런 조출한 생활 분위기를 꾸며갈 수 있는 개결한 선비였기에, 조선 후기 문화 절정기의 꽃인 진경산수화를 창안하고 완성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은암동록 隱岩東麓>

은암동록 隱岩東麓 종이에 채색 29.8 ×31.0 cm

<은암동록>은 '대은암(大腿巖) 동쪽 기슭'이라는 뜻이며, 경복궁의 북동쪽을 그린 것이다. 1860년대에 경복궁이 중건되기 전까지 이 앞은 국왕이 백관을 거느리고 직접 농사를 지어 백성의 노고를 체험하는 경적전(耕籍田)이 펼쳐져 있었다. 마침 여름인 듯 연초록빛이 너른 공간에 물결치고, 멀리 경복궁의 허물어진 담장이 그려져 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폐허가 된 경복궁 터는 백택한 송림(松林)이 되었고, 그 위로 백로 떼가 하얗게 내려앉아 있다. 그 너머로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로 불리는 늙은 소나무 한 그루가 남산을 다 덮을 만큼 우람한 기세로 우뚝 솟아 있다. 오른쪽으로 인왕산 동쪽 기슭 아래 기와집이 가득하고, 경희궁(慶熙宮) 숭정전(崇政殿)으로 추정되는 큰 건물이 그려져 있으며, 멀리 있는 관악산은 흐린 청묵(青墨)으로 아련하게 그렸다.

<장안연우 長安烟雨>

장안연우 長安烟雨

이 작품은 봄을 재촉하는 이슬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서울 장안을 육상궁(毓祥宮) 뒤 백악산 서쪽 기슭에 올라가 내려다본 정경을 그린 것이다. 연무(煙霧)가 낮게 드리워 산 위에서는 먼 경치가 모두 보이는 그런 날이었던 모양으로, 남산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멀리 관악산, 우면산, 청계산 등의 연봉들이 아련히 이어진다. 겸재가 생애를 보냈던 백악산 서쪽 산자락과 후반생을 살고 간 인왕산 동쪽 산자락이 마주치며 이루어 놓은 장동(壯洞) 일대의 빼어난 경관을 눈앞에 깔면서 나머지 부분은 연하(煙霞)에 잠기게 하여 시계 밖으로 밀어냄으로써 꿈속의 도시인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 서울 장안의 진경(景)이다.
송림(松林)과 산세의 대담한 묵법(法), 가옥을 세심하게 배치한 치밀한 운필(運筆)에서 조밀(粗密) 농담(濃淡)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었던 겸재의 탁월한 기량이 엿보인다.

<양천현아도 陽川縣衙圖>

양천현아도 陽川縣衙圖 비단에 수묵담채 29.0×26.5 cm

<양천현아도>가 장첩된 <경교명승첩>은 1740년부터 1745년까지 겸재 정선이 양천현령 재임 중에 그린 작품들로 이루어진 화첩이며, 양천현아는 그 산실이라고 할 수 있다. 1740년 겨울에 겸재가 양천현령에 부임하자 이병연은 '양천에 떨어져 있다 말하지 말게, 양천에 흥이 넘칠 터이니.(...莫謂陽川落,陽川興有餘,...)'라는 시를 지어 보냈는데, 그림에 겸재가 쓴 시가 이 내용이다. 그림의 중심에 그려진 높은 축대 위의 우람한 기와집은 양천현의 동헌(東軒, 지방 수령의 집무소)인 종해헌(宗海軒)이며, 주변에 다양한 부속 건물이 그려져 있다. 종해헌 곁의 큰 나무, 삼문(三門) 밖의 오래된 버드나무에 지어진 까치집 등은 사천의 시처럼 흥이 넘쳐나는 모습으로 그려내었다. 이 작품에서 경직된 관청 건물을 음양 조화의 진경산수화풍으로 승화시킨 겸재의 창조적 예술세계를 짐작할 수 있다.

겸재 의 漢陽.漢江-13京郊名勝帖-綠雲灘. 牛川. 渼湖. 松坡津. 狎鷗亭. 開花寺

상권은 한강변의 진경산수화로 꾸며져 있는데, 그 첫 그림이 현재 광주시 수청리의 큰청탄[大灘] 일대의 경치로 추정되는 (녹운탄(綠雲)>이다. '녹운탄'이라는 명칭은 우리말 '높은 여울(높은 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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